"뒤져라 XX" 직원 뺨때리며 폭행영상 기념품 만든 회장

배재성 2018. 10. 30. 15: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캡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위디스크 전 직원을 폭행하고 막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양 회장은 국내 웹하드 업계 1, 2위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이다. 그는 최근 디지털성범죄 사건에 연루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30일 뉴스타파는 2015년 4월 8일 경기도 분당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발생한 양 회장의 폭행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입수해 보도한 2분 47초 분량의 영상에서 양 회장은 직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위디스크 전직 개발자인 남성 A씨의 뺨과 머리를 폭행했다. 또 양 회장은 굴욕적인 사과도 강요했다.

양 회장은 A씨를 폭행하며 “너 살려면 똑바로 사과해. XX새끼, 네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지. 내가 사과할 기회를 줬는데 네가 거부한 거야. 그럼 뒤져(죽어). 이 XX놈아”라고 말했다. 이를 본 회사 직원들은 누구도 양 회장을 제지하지 않았다.

A씨는 “회사 고객게시판에 양 회장과 관련한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직원이 보는 앞에서 모욕적인 폭행을 당했다”며 “양 회장은 내가 일하고 있는 IT업계에서 갑이다. 돈도 많기 때문에 맞서 싸우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더 컸다”고 뉴스타파를 통해 말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캡처]

더 충격적인 것은 해당 영상이 CCTV나 사건 관계자 모르게 찍힌 영상이 아니라 양 회장이 직접 촬영을 지시해 기록한 영상이란 것이다.

위디스크 관계자는 뉴스타파를 통해 “회사 임원 중 카메라맨이 있는데 양 회장이 그 카메라맨에게 시켜 폭행 영상을 찍었다. 양 회장은 이 영상을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 밝혔다.

폭행을 당한 A씨는 2012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위디스크’ 운영사인 이지원인터넷서비스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근무했다. 이후 2015년 4월 8일 ‘위디스크’ 인터넷 사이트 고객게시판에 ‘양진호1’이라는 아이디로 댓글을 남겼다. 댓글을 작성한 후 A씨는 양진호 측으로부터 사과하라는 전화를 받았고, 사과하기 위해 양 회장을 찾아갔다가 폭행을 당했다.

댓글은 “매사에 성실히 임하면 연봉 팍팍 올려주겠다” “지금도 불철주야 일하느라 고생이 많다. 낮과 밤이 바뀌면서 일하지만 어디 가도 이만큼 돈 못 받는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A씨는 “별생각 없이 장난삼아 올린 글이었다. 그 댓글이 그렇게 맞을 일인지 아직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A씨는 양 회장에게 폭행을 당한 뒤 어떤 조치도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양 회장은 돈이 많기 때문에 도와줄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설사 양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걸더라도 약자인 내가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양 회장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해코지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소송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