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미납임금 지불하라" 도쿄까지 건너간 인니 공장노동자들

최효정 기자 입력 2018. 10. 27. 13:09 수정 2018. 10. 2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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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SPA(저가) 브랜드 유니클로에 인도네시아 하청 공장 노동자들이 미납된 임금과 퇴직금을 지불하라며 4년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노동자들이 도쿄까지 건너가 시위하고 있지만 유니클로는 이들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에 미납 임금 지불을 요구하며 도쿄에서 시위 중인 인도네시아 자바 가민도 공장 노동자들. /SCPM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도네시아 유니클로 하청 공장 ‘자바 가민도(Jaba Garmindo)’ 공장이 2015년 4월 파산한 이후, 약 2000여 명의 자바 가민도 공장 노동자들이 유니클로에 퇴직금과 미납 임금 지불을 요구하며 4년째 투쟁 중이라고 25일 전했다.

해고된 공장 노동자들 중 일부가 이달 도쿄로 건너가 유니클로 지점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투쟁을 이어갔다. 유니클로는 공장 노동자들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노조 대표 세나디 푸트라는 "유니클로가 만남을 거부해 실망스럽지만 우리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유니클로는 2014년 9월 인도네시아 자바 가민도 공장에 주문을 취소했다. 의류의 품질과 납기지연이 이유였다. 2015년 4월 자바 가민도 공장은 결국 파산했다.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자바 가민도 공장 노동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클린클로즈캠페인(CC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노동법에 따라 공장 노동자들이 받아야했던 최소 550만 달러(약 63억원)에 달하는 퇴직금과 임금 역시 미납된 상태다.

CCC는 유니클로의 계약파기가 자바 가민도 공장을 파산으로 몰아간 가장 큰 이유라고 주장한다. 유니클로가 요구한 높은 생산량 목표를 위해 노동자들은 매일 같이 잔업을 해야했고, 설비 역시 증설해야했기 때문이다. 자바 가민도 공장 노동자 레나 나피투풀루는 "근무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지만 매일 같이 밤 10시까지 일을 해야했다"면서 "몇 시간을 더 일해도 잔업수당은 하루에 무조건 8000루피아(약 600원)였다"고 말했다.

일본 NGO 요코하마 액션리서치 대표 토노 하루히는 "유니클로의 주문 철회가 자바 가민도 공장 파산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유니클로는 책임을 진다는 자신들의 행동강령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자바 가민도 공장 폐쇄 이후 공장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한 것이 아니라며 책임을 피했다.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자바 가민도 사태에 법적 책임이 없다"면서 "당시 도의적으로 공장노동자들에게 인근 공장의 재취업을 권했으나 노조가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CCC의 동아시아 지부 대표인 존슨 영 칭인은 "유니클로와 달리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다른 패션 대기업들은 해외공장을 폐쇄하거나 계약을 정리할 때 공장노동자들의 미지급 임금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SCMP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동남아 국가로 옮기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의 투쟁은 세계적인 패션회사들이 동남아 생산기지 노동자들을 얼만큼 착취하고 있는지 주목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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