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기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 정부 정책

정원석 경제부 정책팀 기자 2018. 8. 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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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가 최근 실시한 경제전문가 경기진단 설문조사에서 '경기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분량에 상관없이 말씀해달라'는 문항에 한 금융권 관계자가 적은 글의 일부다.

"미·중 무역분쟁 등 이미 노출된 대외 리스크 외에도 지난 10년간 누적된 주요국의 부동산 및 파생상품 관련 버블로 인한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국내적으로는 정책 균형과 견제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소비·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 정책 부작용으로 인한 갈등으로 정치적 응집력도 분산되고 있다. 경제는 시장과 전문가에게 맡기고, 정치는 지원하는 역할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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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가 최근 실시한 경제전문가 경기진단 설문조사에서 ‘경기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분량에 상관없이 말씀해달라’는 문항에 한 금융권 관계자가 적은 글의 일부다.

“미·중 무역분쟁 등 이미 노출된 대외 리스크 외에도 지난 10년간 누적된 주요국의 부동산 및 파생상품 관련 버블로 인한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국내적으로는 정책 균형과 견제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소비·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 정책 부작용으로 인한 갈등으로 정치적 응집력도 분산되고 있다. 경제는 시장과 전문가에게 맡기고, 정치는 지원하는 역할만 해야 한다.”

설문조사 결과를 취합하면서 적잖게 놀랐다. 어느정도 예상을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의 골이 생각보다 깊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응답에서 느껴졌다.

설문에 참여한 19명 중 15명은 하반기 경제가 상반기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정책 리스크’를 주요 경기하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환경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현재 정책 스탠스를 유지하려고 하는 게 하방 요인이다”, “정책 부작용이 확대될 것 같다”, “정부 정책이 투자심리를 저해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 여파로 인한 건설투자가 내수경기를 둔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철학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설문 참여자 89%(17명)가 ‘속도를 조절하거나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올해와 내년 2년간 최저임금을 29.4%나 올린 현재 정책방향을 고수해야 한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이 경기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 금융회사 임원은 “정부 정책이 편협한 주장에 사로잡혀 있으면 안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요즘 청와대는 지난달 말부터 공식 페이스북에 ‘한국경제의 다양한 얼굴’이라는 게시물을 연재 중이다. 자신들에게 유리할만한 몇몇 경제지표를 내세워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홍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1월 이후 6개월째 100만명을 초과한 실업자수, 정상적인 경기회복기(30만명)에 비해 3분의 1토막난 취업자수 증가폭 등은 빠져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고집불통이 도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솔직히 청와대와 경제부처의 당국자들에게 설문조사에 담긴 전문가들의 진언(盡言)이 전달될지 회의적이다. 기업과 소통을 강화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총리의 삼성 방문을 ‘투자와 고용을 구걸하려 한다’고 표현한 청와대 관계자들의 언어습관은 절망적이다. 남의 얘기를 듣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외환보유액이 바닥을 치고 있는데 ‘경제 펀더멘탈은 튼튼하다’고 고집했던 20년 전 모습과 다를게 없어 보인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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