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누에, 간암 예방에 탁월"

윤희일 선임기자 2018. 11. 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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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누에가 간암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차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홍잠’이 각종 독성물질을 섭취해서 발생하는 간암을 예방하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홍잠’은 완전히 자라 몸속에 견사단백질이 가득 찬 누에(익은 누에, 숙잠)를 수증기로 쪄 동결건조한 것을 말한다. 농진청은 지난해 대국민 공모를 통해 ‘널리 이롭게 하는 누에’라는 뜻에서 ‘홍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누에. 농촌진흥청 제공

간암은 독성 물질 섭취, 지나친 알코올 섭취,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 및 간경화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1.5명으로 폐암(35.1명) 다음으로 높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 20마리에게 간암 유발 독성 물질인 DEN(식품, 알코올, 담배 연기 등에 함유돼 있는 간암 유발 물질)을 16주 동안 주 1회씩 투여했다. 이 중 10마리에게는 수증기로 찐 뒤 동결건조한 홍잠을 매일 1g씩 먹였다.

그 결과, DEN만 투여한 쥐의 간에서는 많은 악성 종양이 발생했지만, 홍잠을 동시에 먹인 쥐의 경우는 먹이지 않은 쥐에 비해 악성 종양 수가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세포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암화증상인 이핵현상은 70%, 악성 종양 증식인자(PCNA)는 58%, 암세포 전이 및 재발 인자는 50%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홍잠이 간염과 간경화를 억제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간염 관련 염증 물질(TNF-α)은 62% 줄었고, 간의 손상 여부와 정도를 판단하는 인자가 56~100% 감소했다. 또 간경화 관련 인자도 72~87% 감소했으며 간경화 지표도 40~60% 줄어들었다.

농진청 관계자는 “홍잠이 간암·간염·간경화에 좋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면서 “건강한 사람의 경우는 홍잠을 하루에 1~3g 정도, 간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5~10g 정도 섭취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누에는 현재 식품원료로 승인돼 있기 때문에 누구나 섭취할 수 있다.

농진청은 앞으로 인체적용시험 등을 거쳐 숙잠을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진청 관계자는 “홍잠을 꾸준히 먹는 것만으로도 간암 예방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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