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해지는 11월, 나는 순천만으로 간다

김숙귀 2018. 11. 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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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깊이 사랑하던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고 돌아서는 사람의 뒷모습처럼 쓸쓸한

11월.

겨울 추위를 앞둔 한해의 끝자락에 마음은 가을걷이가 끝나고 텅 빈 들판처럼 헛헛하다.

출렁이는 은빛 갈대밭에 서면 헛헛한 마음이 시나브로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의 유일한 흑두루미 서식지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순천만은 거대한 갈대군락과 광활한 갯벌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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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추위를 앞두고 떠난 순천만습지 나들이

[오마이뉴스 김숙귀 기자]

 갈대밭입구, 탐조선이 대기하고 있다.
ⓒ 김숙귀
  
가슴 깊이 사랑하던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고 돌아서는 사람의 뒷모습처럼 쓸쓸한
11월. 겨울 추위를 앞둔 한해의 끝자락에 마음은 가을걷이가 끝나고 텅 빈 들판처럼 헛헛하다. 
그래서 11월에는 순천만에 간다.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이 지나가면 드넓은 갈대밭이 출렁인다. 출렁이는 은빛 갈대밭에 서면 헛헛한 마음이 시나브로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무진교를 지나 드넓은 갈대밭을 걷는다. 소슬한 바람 한 자락에 은빛 갈대는 출렁이고 나는 늦가을의 스산함을 씻어낸다.
ⓒ 김숙귀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의 유일한 흑두루미 서식지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순천만은 거대한 갈대군락과 광활한 갯벌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순천만의 S자형 수로는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10대 낙조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무진교를 지나 갈대밭 사이로 만들어 놓은 데크길을 걷는다. 갈대는 보통 9월 말쯤 꽃을 피워 꽃에 솜털이 차오르는 10월 말에서 11월 중순까지가 가장 아름답다. 또한 갈대는 물가에서 자라며 키가 크고 줄기가 텅 비었으며 수술의 양이 많고 갈색을 띤다.  
 
 넓은 갈대밭을 지나 용산전망대로 오르는 입구에 출렁다리가 있다.
ⓒ 김숙귀
  
 용산전망대에 올라 망원렌즈로 갈대밭을 내려다보다. 가을하늘과 물길, 그리고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 갈대밭의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은 기쁨으로 한가득이다.
ⓒ 김숙귀
 
갈대축제는 끝났지만 아직도 사람들의 발걸음은 잦다. 평평한 길이 끝나는 곳에
'용산전망대 1.3㎞, 왕복 40분'이라고 써놓은 표지가 서 있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그다지 힘들지 않다. 전망대에 서면 동그랗게 여러 개의 원을 이룬 갈대밭과 물길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와온 앞바다에 떠 있는 솔섬과 이제는 붉게 변한 칠면초가 보인다. 전망대에 한참 머물며 자연의 혜택을 마음껏 누린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해룡면 농주마을로 칠면초를 보러 간다. 갈대밭과 달리 찾는 사람이 별로 없고 칠면초를 알리는 표지도 없기 때문에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논길을 어렵사리 들어가서 조그마한 공터에 차를 세웠다. 
 
 물길이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그림.
ⓒ 김숙귀
  
 와온?바다에 떠있는 솔섬과 붉은 칠면초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다.솔섬의 일몰은 멋진 풍경으로 소문이 나있다.
ⓒ 김숙귀
 
조금 걸어 들어가니 붉은 칠면초가 나타났다. 칠면초는 한해살이풀로 처음에는 녹색이었다가 차츰 붉은색으로 변한다. 칠면조의 얼굴처럼 붉어진다 하여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고 한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지난해 증도에 갔다가 어린 순으로 만든 튀김을 먹은 기억이 난다. 솔섬과 조화를 이룬 칠면초의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여행정보]

- 농주마을로 가는 길 : 순천시 해룡면 농주리 522-3번지
- 근처에는 짱뚱어탕을 끓이는 집도 있고 지금 제철인 꼬막요리를 만드는 식당들이
있어 별미로 맛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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