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국무장관도 용의선상..미 대통령 '뒷담화 필자' 색출 소동

2018. 9. 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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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사실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움직임이 있다는 내용의 익명 고위 관리의 <뉴욕 타임스> 기고에 백악관이 발칵 뒤집혀 '범인' 색출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뉴욕 타임스> 기고 내용 등은 가짜라며, 기고자가 실제로 고위 관리라면 "반역자"의 신원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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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발칵.."익명 기고자 실제 관리라면 반역자 공개하라"
2인자 펜스 부통령·충성파 폼페이오 장관까지 추정 분분
"난 절대 아냐"·"난 그러지 않고 떠날 사람" 강력 부인

[한겨레] 미국 행정부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사실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움직임이 있다는 내용의 익명 고위 관리의 <뉴욕 타임스> 기고에 백악관이 발칵 뒤집혀 ‘범인’ 색출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마저 용의선상에 오르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이 심화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6일 펜스 부통령 쪽이 부통령은 기고자가 아니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고 전했다. 그의 대변인은 “부통령은 기고할 때는 (반드시) 이름을 밝힌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또 “<뉴욕 타임스>는 사실이 아니고, 비논리적이며, 비겁한 기고를 실은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우리는 그처럼 아마추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이날치 <뉴욕 타임스>에는 익명의 고위 관리가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레지스탕스(저항 세력)의 일부다’라는 제목으로 기고를 실어 워싱턴 정가를 흔들어놨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도덕적” 성향 탓에 다수의 행정부 관리들은 그의 시책이 실현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도 그 일원이라고 밝힌 기고자는 “이중의 대통령직”이 있다며, 실제 대통령인 트럼프를 우회해 미국을 제대로 끌고가려는 “어른들”이 있다고 했다. 더구나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부편집인의 신간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의 내용이 전날 공개돼 파문이 일던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연타를 맞은 꼴이 됐다. 이 책에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력을 초등학교 5~6학년 수준이라고 말했다는 등, 면종복배하는 고위 관리들의 ‘뒷담화’가 소개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뉴욕 타임스> 기고 내용 등은 가짜라며, 기고자가 실제로 고위 관리라면 “반역자”의 신원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기고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권위지 <뉴욕 타임스>가 ‘고위 관리’라고 밝힌 데다 글 내용 또한 상당한 고위급의 시각인 것으로 추정되면서 그의 신원에 대한 궁금증은 대중들 사이에서도 퍼졌다. 백악관 내부인인지 다른 부처 고위직인지도 관심을 끈다.

이런 상황에서 2인자인 펜스 부통령이 ‘고위 관리’가 아니냐는 추정도 퍼졌다. 기고문에 ‘lodestar’(북극성·길잡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펜스 부통령이 연설 때 여러 차례 쓴 구식 표현이기 때문이다.

기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초기에 각료들 사이에서 수정헌법 제25조가 논의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대통령 궐위 때의 권력 승계 방식을 규정한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등의 사유로 물러난다면 펜스 부통령이 그 권한을 이어받게 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이 총애하는 것으로 알려진 폼페이오 장관조차 의심의 눈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도를 방문중인 그는 “난 아니다”라며 “난 사령관의 계획을 집행하지 않을 거면 떠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곳에서 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군인 출신인 자신이 그런 짓을 했을 리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 기고를 보고 트위터에 “반역?”이라는 첫 반응을 내놨던 트럼프 대통령은 “딥 스테이트와 좌파, 그들의 매개체, 가짜 뉴스 미디어가 미쳐가고 있다”며 원색적 비난을 했다. ‘딥 스테이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대통령을 무력화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국가 안의 국가’가 있다며 미는 음모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경제가 어느 때보다 좋다며 자신의 업적을 내세웠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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