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5 대책? 분양권 폭탄 돌리기는 계속된다"

CBS 시사자키 제작팀 2016. 8. 3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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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 소장 "정부, 집값 안 떨어진다고 시그널 보내는 것"

- 2018년까지 민간 공급물량만 52만 호
- 정부가 공급물량 줄이겠다? 효과 없어
- 분양시장 과열, 실수요 아닌 투기성 가수요 탓
- 선분양제, 건설업체는 돈 받고 빠지면 그만
- 무리하게 빚내서 분양 받은 사람은 어쩌나
- 정부, 주택 수요자인 국민보다 건설업계 먼저 생각
- 서민 위한 주거 정보 제공 '집코치' 앱 런칭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30일 (화)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선대인 소장 (선대인경제연구소)

◇ 정관용> 우리나라 가계 부채 125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사상 최대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온 국민이 빚쟁이다’ 이런 얘기들 나오고 있죠. 정부도 작년 11월 계속 이런 저런 대책을 내놓다가 바로 얼마 전 8월 25일날 국토부가 주도해서 8.25 가계부채종합대책이라는 걸 내놨어요. 이걸로 부동산 좀 잡아보자 이런 건데 그다음 날부터 부동산은 오히려 열기가 더 솟구친다고 하는 이런 얘기가 나오면서 ‘아니, 빚내서 집 사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 이런 맹탕 대책 내놓으면 어떡하느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네요. 이 가계부채 대책 어떤 내용인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전문가 한 분 모셨는데 ‘빚내서 집 사면 큰일 난다’ 줄곧 외치고 계신 분이죠.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 어서 오십시오.

◆ 선대인>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정관용> 8월 25일날 나온 대책의 핵심이 뭐예요?

◆ 선대인>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주택 공급물량을 앞으로 좀 줄여보겠다. 그래서 지금 주택 공급 과잉우려가 많은데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거다’ 이런 식의 시그널을 보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로 지금 주택 시장에서 가계부채,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것의 핵심이 분양시장에서 지금 집단대출이 많이 늘어나는 거거든요.

◇ 정관용> 신규 분양 받으면서 중도금 대출 이런 것.

◆ 선대인> 네, 거기에 대한 대책은 제대로 없다는 점에서 사실 아까 맹탕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좀 맹탕에 가까운 대책 아닌가.

◇ 정관용> 주택 공급물량 전체를 줄이겠다는 것은 신규 분양을 줄인다는 얘기고 그러면 신규 분양에 자동적으로 따라 나오던 중도금 집단대출을 줄이겠다, 그거 아닌가요?

◆ 선대인> 네, 그렇게 들을 수도 있는데요.

◇ 정관용> 정부의 논리는 그거죠?

◆ 선대인> 네.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미 2015년, 그러니까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해서 올해 상반기까지 굉장히 많은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선대인> 그런데 이미 분양물량이 나오면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 사실은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습니다.

◇ 정관용> 받죠.

◆ 선대인> 그런데 그게 보통 입주할 때까지 3년 정도에 걸쳐서 입주 잔금까지 다 그걸로 가는 거거든요. 이미 분양 물량이 많이 늘어나 있기 때문에 지금 향후에 줄인다고 하더라도 집단 대출이 늘어나는 증가세를 쉽게 저항하지 못한다는 게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 문제는 뭐냐 하면 정부가 토지주택공사죠. LH공사라고 하는데 LH공사의 택지 공급물량을 연간 기준으로 하면 한 5만 5천호 정도 공급물량을 줄이겠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선대인> 그런데 이건 실제로는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아닙니다.

선대인 소장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관용> 그래요?

◆ 선대인> 왜냐하면 지금 건설업체들 경우에 대략 2018년까지, 그러니까 2015년 수준의 공급물량이 한 52만호 정도 되는데요.

◇ 정관용> 1년에.

◆ 선대인> 네. 40만호, 50만호 정도를 2018년까지 공급할 정도의 택지를 이미 다 확보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민간이.

◆ 선대인> 네. 그래서 이미 그렇게 확보해 놓은 상태에서 사실 토지주택공사는 몇 년 전부터 택지개발을 줄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 공급물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상황인데 그걸 이제 정부는 택지공급을 줄이겠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주택 공급을 줄인다는 시그널을 준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실제로 주택 공급이 특히 아파트 분양물량이 줄어드는 효과는 제가 볼 때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굉장히 찔끔대책이로군요, 이번 건.

◆ 선대인> 그렇죠. 그래서 공급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사실 좀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뭐냐 하면 지금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의 한 절반 정도가 주택담보대출로 늘어났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선대인> 또 주택담보대출의 절반이 올 상반기 들어서는 집단대출로 늘어났거든요. 그러면 분양이 워낙 많이 늘어나서 그런데 분양이 늘어난 이유는 사실은 지금 분양시장이 워낙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만.

◇ 정관용> 경쟁률도 치열하다고 그러고.

◆ 선대인> 그렇죠. 활기를 띠고 있는 이유가 이게 이른바 실수요가 지금 늘어나서 활기를 띠고 있는 게 아니라 이른바 정부가 만들어놓은 투기판 속에서 투기 중 가수요가 늘어나서 지금 그렇게 돼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정부가 2014년 9월에 청약가점제를 완화해 주고 또 예를 들면 한 번 당첨되고 나서도 또 재당첨 될 수 있도록 해 주고. 또 그러는 상황에서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을 굉장히 대폭 완화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선대인>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손쉽게 1순위가 돼서 한 번 당첨되고 나서 또 당첨될 수 있고.

◇ 정관용> 그다음에 전매해버리면 되고.

◆ 선대인> 전매해버리고. 그것도 다 빚내서 하는 식으로 돼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사실 지금 많은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분양가가 올라가서 또는 중간에 프리미엄을 받고 자꾸 팔다 팔다 보니까 지금 아파트 분양가격이 더 올라가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많이 올라가 있죠.

◆ 선대인> 그러니까 실수요자는 사실 집을 사기엔 점점 멀어지고 있는데 이게 거의 투기판처럼 돼 버리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떴다방이나 기업부동산이 동원돼서 초기 불씨를 만들어놓습니다만 거기에 추격매수세 같은 게 일어나서 프리미엄이 붙고 붙고 하면서 2, 3천 차익을 보겠다고 뛰어드는 가수요들이 엄청 많은 거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손질을 하지 않고 아까 이야기했듯이 사실 공급도 제대로 줄어들지 않는데 이걸 공급을 줄인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시장에 오히려 좀 향후에 공급이 줄어들 것 아니냐.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분양물량이 알짜배기가 된다?

◆ 선대인> 네. 그런 식의 논리로 오히려 지금 분양 받아라. 이런 걸 또 부동산업계나 또 기업부동산 같은 데서, 떴다방 같은 데서 이렇게 일종의 광고슬로건처럼 사용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그래서 더...

◆ 선대인> 네, 단기적으로는 그래서 더 과열되는 느낌.

◇ 정관용> 과열되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선대인>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고 저는 봅니다만.

◇ 정관용> 재당첨 가능하게 하고 전매제한 풀고 그러면서 또 아파트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규제는 계속 늘리지 않고 그러니까 그냥 빚더미 속에서 일단 당첨 받아서 몇 천만원 받고 팔겠다, 이런 사람들이 덤비고 있다는 거고. 그 몇 천만원 난 또 받겠다 해서 추격매수세가 있다는 거고.

◆ 선대인> 네.

◇ 정관용> 그러면 결국 이건 나중에 어떻게 돼요, 그러면 그 집은?

◆ 선대인> 그러니까 단 한마디로 정리하면 폭탄 돌리기인 거죠. 그래서 위험하다고 저는 생각하는 겁니다.

◇ 정관용> 지금 신규분양이 거의 다 그러면 폭탄 돌리기다?

◆ 선대인> 많은 경우 저는 그렇게 가고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선대인> 지금 정부까지 사실 저는 시늉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지만 어쨌거나 분양가는 불법전매하는 것을 단속하겠다고 이렇게 하잖아요. 실제로 단속효과는 크게 없습니다만.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할 정도로 지금 불법전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고 있는 거고요.

그런데 이 폭탄 돌리기라고 말씀드린 건 뭐냐 하면 우리가 분양권을 받고 나서, 그러니까 분양 계약을 하고 나서 몇 달 있다가 분양권을 한 번 팔았고 이렇게 해서 두 차례, 세 차례, 네 차례 건너갈 수 있는데 문제는 이게 입주시점에 가까워지면 지금 누구나 예상하고 있고. 사실 국토교통부도 그런 우려 때문에 아마 이런 대책을 내놨다고 보는데.

이게 입주물량으로 닥쳐오는 2018년 이 무렵 정도가 되면 그 물량 폭탄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게 굉장히 많은 사람들 우려잖아요. 또 그렇게 됐을 때 무리하게 빚내서 집 샀던 사람들, 이 사람들이 사실 굉장히 곤란한 처지에 빠질 수 있다, 이런 것이지 않습니까?

모델하우스 앞 늘서선 긴 줄.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렇죠.

◆ 선대인> 분양권을 계속 지금 전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마지막으로.

◇ 정관용> 마지막 폭탄을 잡은 사람.

◆ 선대인> 받은 사람이 뒤에 떠넘기지 못하고 자기가 입주하는 시점에 만약 집값이 떨어진다면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럴 가능성이 꽤 높아 보여서 우려하고 있잖아요. 그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거죠. 그런데 지금 집단대출의 문제가 그래서 있습니다.

어떤 문제냐 하면 집단대출은 기본적으로는 건설업체가 보증을 서는 형태이기 때문에 또 거기에 대해서 주택금융공사라든지 도시주택보증공사라는 금융공기업이 또 추가 신용 보강을 해줍니다. 그러다 보니까 은행권에서 굉장히 낮은 이율로 저리대출을 해 주는 거죠.

그런데 개인들 중에는 신용도가 낮은 사람도 있고 높은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낮은 사람도 상당히 있고. 또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여러 차례 재당첨 해가면서 빚내서 집 살 수 있는 사람들 있는데 이런 사람들 같은 경우 개인들의 소득 여력은 전혀 보지 않고 그냥 건설업체 보증 또 금융공기업의 보증 이런 걸 바탕으로 해서 굉장히 저리로 해주는 거거든요.

그런데 분양권을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자면 ‘이게 나중에 집값이 오를 것이다’ 이런 기대감으로 또는 ‘나는 중간에 차익을 먹고 빠질 수 있을 거다’ 이런 생각으로 이렇게 하실지 모르겠는데 만일 마지막에 받은 사람이 신용도가 낮다. 그래서 빚 갚을 여력이 안 된다. 그런데 집값은 떨어지는 상황이 된다. 이러면 사실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거죠.

◇ 정관용> 금융기관도 위험해지겠네요.

◆ 선대인> 그럴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게 많이 쌓이면.

◆ 선대인> 네. 그래서 이번에도 국토교통부하고 금융위원회 쪽은 입장이 좀 달랐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국토교통부는 아무래도 건설업계하고 좀 가까운 쪽이다 보니 분양시장이 살아난 걸 투기적인 가수요를 허용해서라도 좀 계속 지켜가야 되겠다, 유지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인 것 같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이게 어떤 의미에서는 가계부채 대책인데 하지만 부동산 분양 열기는 또 꺼뜨리기 싫고.

◆ 선대인> 그러니까 사실은...

◇ 정관용>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를 어떻게 합니까?

◆ 선대인> 그러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신규분양시장이 우리가 실수요 중심으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주택이 필요한 상황이고 또 그게 일정하게 소득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실수요 중심으로 그렇게 분양시장이 활성화돼 있다면 그걸 꺼트려서는 안 되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그게 아니라는 거죠.

◆ 선대인> 그런데 지금 그게 아니라 누구나 다 인식하듯이 거의 투기시장 비슷하게 돼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건설업체들은 좋죠. 선분양제 하에서 수분양자들한테 분량, 분량을 떠넘기면 끝나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리고 돈 받고 건설업체는 빠지는 것 아닙니까?

◆ 선대인> 그렇죠. 건설업체는 사실 좋은 거거든요. 그런데 건설업체는 좋다고 하지만 그 사이에 정말 무리하게 빚내서 분양 받은 사람들이 끝까지 다 좋을 수 있을까. 그래서 걱정이라는 거죠.

◇ 정관용> 이미 1250조가 넘었는데 이거 진짜 위험한 수준 아닌가요?

◆ 선대인> 이건 상식적으로 다 위험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우리가 박근혜 정부 초기에 가계부채가 1천조원 넘었다고 되게 우려를 했었거든요.

◇ 정관용> 엄청 걱정했죠, 그때.

◆ 선대인> 그렇죠. 그런데 지금 이미 거기에서 다시 257조원이 늘어난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선대인> 더구나 지난 한 해 가계부채 늘어난 게 약 120조원인데요. 이건 그전에 한 10년 동안 평균 부채 늘어난 것의 한 2배가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이게 줄어들지 않고 올해 들어서도 사실 지금 가계부채가 거의 55조원 정도로 늘어나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거의 지난해와 진배없이 늘어나고 있고.

◇ 정관용> 비슷하게 가네요.

◆ 선대인> 특히 2012년, 2013년의 가계부채 증가율이 한 5%, 6%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지금 11%, 12%씩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분기별로. 두 배가 껑충 뛰어버린 거죠.

◇ 정관용> 그리고 그 대부분이 부동산 관련이죠, 또?

◆ 선대인> 그러니까 절반 이상은 부동산과 관련된 거라고 봐야 되고요. 특히 지난해 같은 경우는 가계부채가 120조원 늘어났는데 그중에 한 73조원. 그러니까 한 65% 정도가 주택담보대출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리고 그게 또 분양 열기랑 연결되는 거고.

◆ 선대인>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굉장히 심각한 거죠.

◇ 정관용> 그럼 이거 진짜 근본적 대책은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합니까?

◆ 선대인> 그러니까 예를 들면 문제는 사실 좀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면 선분양제 자체의 문제도 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선분양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이러다 보니까 이게 투기적인 상황에 휘말리기 굉장히 쉬운 제도입니다.

◇ 정관용> 쉽죠.

◆ 선대인> 왜냐하면 사는 사람, 분양 받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전체 지금 자금이 다 필요 없는 상태에서 일단 계약하고 나서 중도금 내고 잔금을 내는데 이게 아까 말씀드렸듯이 집단대출 같은 식으로.

◇ 정관용> 중도금은 대출로 다 해버리고.

◆ 선대인> 그렇죠. 나중에 집값이 올라줄 거라고 기대하고 지금 분위기가 뜨거우면 막 달려들게 되거든요. 자금이 없어도. 또 한편으로는 건설업체 입장에서도 이게 만약 지금 완공하고 나서 분양을 한다 그러면 이게 짓는 시점부터 심사숙고하겠죠.

◇ 정관용> 그럼요.

◆ 선대인> 아, 이게 우리가 짓고 나서 정말 다 팔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되게 주택시장의 흐름이나 이런 것들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그래서 팔릴 수 있는 물량들만 해서 갈 텐데 그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 그때 분양할 때.

◇ 정관용> 분위기 좀 띄워서 한몫 챙기는 되는 것 아닙니까?

◆ 선대인> 네. 분위기 좀 띄워서 팔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며 확 밀어내버리는 거예요.

◇ 정관용> 세계에 유례없는 선분양제 이거 고치자는 얘기가 나온 지는 벌써 한 20년도 넘은 것 같아요.

◆ 선대인> 그렇습니다. 외환위기 전부터.

◇ 정관용> 왜 안 됩니까? 왜?

◆ 선대인> 글쎄요, 건설업계 입김이 너무 강한 모양이죠. 이게 아무래도 공급자 위주의 제도이고.

◇ 정관용> 국회에서 법만 바꾸면 이거 고칠 수 있는 거죠?

◆ 선대인>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노무현 정부 때 사실 출범하면서 후분양제로 가겠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때도 출범 당시부터 이렇게 이야기했는데도 결국은 그때 당시의 건설교통부가 계속 미적미적거리면서 못하고 또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는 경제위기를 핑계로 대면서 결국은 후분양제를 무산시켜버렸거든요.

◇ 정관용> 선분양제를 후분양제로 바꾸는 정말 아주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 선대인> 네. 일단 그게 필요하고.

◇ 정관용> 이건 조금 장기과제로 둔다 하더라도 집단대출, 아까 선대인 소장 설명 들어보면 정말 대출 받는 사람들의 신용도라든지 경제상태 전혀 보지도 않는다, 금융기관이. 이거 정말 문제 아니에요?

◆ 선대인> 그러니까 나중에는 이게 입주 상태가 되면 나중에 개인 앞으로 등기를 해서 그때부터는 중도금, 잔금을 다 못 갚으면 결국은 개인 책임이 되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선대인> 그때는 개인소득을 결국은 개인소득으로 감당해야 되는데 이게 결국 개개인의 문제가 되는데 이거 잠깐 분양하는 동안만 집단대출로 해결하면 된다는 식으로 가면 나중에 정말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고 개인들이 감당 못하는 상황이 되면 어떡하냐 이거죠.

그리고 지금 다시 미국 금리가 그동안 인상이 지연되는 분위기였다가 다시 연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흐름들이 계속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물론 매 순간 최악의 상황만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거나 정부 입장에서 보면 건전한 분양시장이 아니다. 투기적 가수요가 들끓고 있는 시장이다. 또 이렇게 갔을 때 우리 금융시스템 위기가 오면서 상당히 경우에 따라서는 위험해질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대비하고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계속 미봉책으로 가고 있다.

특히 아까 말씀드렸지만 선분양제는 중장기적인 과제라 하더라도 예를 들면 청약 가점제도라든지 또 분양권 전매제한제도라든지 지금 부동산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고 특히 분양시장을 투기적인 시장으로 만들고 있는 건 지금이라도 손 볼 수 있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선대인> 그걸 방치하고서 그냥 미온적으로 크게 실효성도 없는 공급물량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니까 사실 오히려 부동산업계 이런 데서는 역으로 사람들을 좀 선동해서 자, 이게 공급물량 앞으로 실제로 크게 줄지는 않습니다. 주니까 지금 집 사라. 이렇게 돼버리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2018년 이후는 지금 현 정부 임기 후니까 지금 당장 그나마 좀 이렇게 돈이 오가는 꿈틀꿈틀대는 이 분양열기 꺼트리기 싫고 가계부채는 걱정은 걱정인데 뭔가 내놓긴 내놓아야 되겠는데 꺼트리면 안 되고. 그래서 이런 대책 나온 것 아닐까요?

◆ 선대인> (웃음) 정확하게 저도 그렇게 보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부가 할 일이 뭔지를 좀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건설업계를 먼저 생각하는 게 아니라 사실 주택의 수요자인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되겠죠. 국민 입장에서 보면 저렴하면서도 쾌적한 주거를 어떻게 공급할까. 또 부채 같은 것들을 부담을 어떻게 줄여줄까. 이런 생각을 해야 되겠죠.

◇ 정관용> 후분양제로의 전환, 장기적 과제라 하더라도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 또 청약 재당첨 등등 허용한 것 다시 규제하는 것. 전매제한 다시 강화하는 것.

◆ 선대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런 것 시급히 해야 한다.

◆ 선대인> 네, 그렇습니다. 지금도 이미 위험한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막 분양한다고 물량 나오는 건 그러면 거들떠보면 안 되네요?

◆ 선대인> 아. 물론 자기가 꼭 필요한 실수요자라면 달리 판단할 여지가 있겠지만.

◇ 정관용> 그런데 가격이 많이 거품이 껴 있잖아요.

◆ 선대인>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사실 그렇게 부담을 느끼니까 지금 빚을 내서 사고 있는 것이고 빚이 그만큼 폭증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 소득이 되는 사람들이 사는 게 아니라 소득이 안 되는데 억지로 빚을 내서 사고 있다는 거니까요. 한편으로는 그만큼 집값이 부풀려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 정관용> 사실 여쭤보나마나 한 답인데 돈이 있으시고 집이 필요한 분들은 사세요.

◆ 선대인> 아니, 꼭 사라기보다는 자기가 필요하면 굳이.

◇ 정관용> 사도 괜찮습니다. 돈이 있고. 그런데 빚내서 사겠다, 이건 지금은 좀 위험하다.

◆ 선대인> 그럴 수 있습니다. 자기 소득수준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죠.

◇ 정관용> 그렇죠. 이왕 오신 김에 최근에 주거정보 어플리케이션 ‘집코치’라는 걸 런칭하셨다고요?

◆ 선대인> 네.

◇ 정관용> 이건 뭡니까?

◆ 선대인> 제가 한 1년여 정도에 걸쳐서 같이 기획하고 개발하는 분들 같이 붙어서 자금도 많이 넣었고요. 그래서 영업용 정보가 아닌 일반 서민들을 위한 주거정보를 제공하자. 그래서 집코치라는 앱을 내놓았고요.

◇ 정관용> 구체적으로 주거정보라는 게 뭐예요?

◆ 선대인> 예를 들면 이런 거죠. 그냥 시중에 부동산 정보들은 매물 정보들이 주로 많지 않습니까? 또 그게 부동산 중개업소가 수수료를 받는 정보들이고.

◇ 정관용> 올려주는 거죠.

◆ 선대인> 그러니까 허위매물도 많고 또 부풀려져 있는 가격인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것보다는 정말 사는 곳으로서 우리가 실제로 필요한 정보들이 뭘까. 예를 들어서 세입자 입장이라면 내가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을까? 그런 것들을 좀 따져볼 수 있도록 저희가 어떤 일정한 정보를 입력하면 ‘당신 전세 보증금이 위험할 수 있다. 또는 괜찮다’ 이런 정도를 알려주기도 하고요.

◇ 정관용> 그래요.

◆ 선대인> 또 주변에 비슷한 가격대의 아파트 같은 것들을 살펴볼 수 있는 게 있는지.

◇ 정관용> 비교해 볼 수 있고.

◆ 선대인> 꼭 매물은 아니고요. 그런 정보들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집코치 이것도 한번 유념해 보죠. 오늘 고맙습니다.

◆ 선대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이었습니다.

[CBS 시사자키 제작팀] wo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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