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1992년부터 獨서 회사 만들고 수년내 폐업
최순실(60)씨는 1992년부터 여러 차례 독일에 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하는 등 독일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그가 지난해 독일에 회사를 만들어 삼성에서 280만유로(당시 환율로 약 35억원)를 송금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경험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독일 기업 정보 사이트인 콤팔리와 머니하우스 등에 따르면 최씨는 1992년 9월 정윤회(61)씨와 함께 자본금 5만마르크(약 3200만원)인 '유벨 수출입'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정씨와 최씨는 1995년 결혼해 2014년 이혼했다. 두 사람이 결혼 전부터 회사를 차려 동업한 것이다. 항공사 보안 승무원이던 정씨의 첫 해외 근무지가 독일이어서 자연스레 인연이 깊어졌다는 말이 있다.
유벨 수출입은 식당을 운영하는 법인인데 1998년 2월 문을 닫았다. 회사 소재지인 바트홈부르크는 삼성이 280만유로를 송금한 스포츠 컨설팅 회사인 비덱스포츠가 있는 슈미텐과는 차로 20분 거리다. 최씨와 정씨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오사카'란 일식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현지 교민들과도 유대를 쌓았다고 한다.
최씨는 2003년엔 독일에 '럭셔리-무역·유통'이라는 회사도 설립했다. 가죽 제품 수출입 업체로 알려졌지만 2005년 9월 문을 닫았다.
최씨가 여러 차례 회사를 세웠다 폐업한 이유가 박근혜 대통령과 무관치 않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씨가 처음 세운 유벨 수출입이 폐업한 1998년 2월은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직전이다. 박 대통령은 이 선거에서 당선하며 정계에 입문(入門)했다. 당시 선거 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달성군의 한 아파트에서 최씨 부부와 함께 살다시피 했고, 최씨는 박 대통령의 옷·헤어스타일 등을 챙겼다고 한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최씨는 2006년 9월 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에 동행했다. 당시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에서 물러나 대선 경선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시점이다.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최씨가 독일에 만든 '코레스포츠'와 '더 블루K'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출연한 자금(774억원)을 빼내가기 위한 창구로 쓰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씨가 비슷한 용도로 쓰기 위해 독일에 세운 법인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변혜정 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는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여러 개 세우고 없애는 방식으로 자금 추적을 어렵게 만들어 역외 탈세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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