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법원장 사찰..현직 부총리급, 정윤회 7억 뇌물 연루"
대법 "반헌법적 사태"..감사원 "7억 당사자, 황찬현원장 아니다"
◆ 靑, 사찰 의혹에 반응 안 내놔
이날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참석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박근혜정부가 양승태 대법원장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전 춘천지방법원장) 등 사법부 인사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전 사장은 보유하고 있는 사찰 의혹 문건에 대해 "양승태 대법원장의 일상생활을 사찰한 내용"이라며 "양 대법원장의 대단한 비위가 아니고 등산 등 일과를 낱낱이 사찰해 청와대에 보고한 내용과 2014년 최성준 전 법원장의 관용차 사적 사용이라든지 대법관 진출을 위한 운동 등 2건의 사찰문건이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사장이 국조특위에 제출한 문건에는 양 대법원장에 대한 일부 언론의 비판 보도와 관련해 대법원의 반응과 대응 등이 담겨 있다. 또 '최성준 전 법원장이 관용차 사적 사용 등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문건은 국정원이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국정원이 사법부를 사찰한 뒤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의미다.
대법원은 법관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이 이뤄졌다는 증언에 대해 "실로 중대한 반헌법적 사태"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법관에 대한 일상적인 사찰이 실제로 이뤄졌다면 사법부를 감시하고 통제함으로써 정당한 사법권의 행사를 방해하려는 불순한 발상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찰 대상으로 지목된 양 대법원장은 폭로를 접하고 "굉장히 놀랄 일이다"며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법부 독립성이 침해당하거나 공정성이 의심받는 이런 사회적 논란·물의 자체가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고 대법원은 전했다.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 정유라 특혜에 이대 '모르쇠'
정유라 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입시 및 학점관리 특혜에 대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최 전 총장은 "학교에서 엄격한 진상 조사를 했음에도 조직적으로 특혜를 준 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도 "최 전 총장이 정씨를 뽑으라고 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남궁 전 처장의 발언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이화여대 부정 입학 비리 감사를 담당했던 김태현 교육부 교원복지연수 과장은 청문회에서 "본인은 그렇게 주장하지만 면접위원들은 영향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최 전 총장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와 두 차례 만났다고 증언했다. 최 전 총장은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제가 '알프스 여성최고지도자과정'에서 항상 축사를 하는데 두 차례 정도 모여서 식사할 때 뵌 적이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사장은 정윤회 씨가 박근혜정부 현직 부총리급 인사 임명과 관련해 뇌물 7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전 사장은 "(2014년) 11월 28일자로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을) 보도할 때 정씨가 국정에 개입하고 공직인사에 개입했다는 것이 보도됐다"며 "부총리급 인사를 정씨가 추천해서 인사했다는 걸 주지했다"고 말했다. 조 전 사장은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금액은 7억원인가"라고 질문하자 "(구두보고를 한 기자로부터) 그렇게 전해 들었다"면서도 "제가 알기로는 거의 부총리급 공직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직급표에 따르면 부총리급 인사는 사회부총리·경제부총리·감사원장·국회부의장 2명 등 5명이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부총리급 인사가 황찬현 감사원장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심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조 전 사장은 '부총리급이 황 원장이 맞나'라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한편 국조특위는 이날 출석하지 않은 정윤회·박관천 씨 등 11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지만 이들은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16일 청와대 현장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했지만 청와대가 국가기밀 보안상의 이유로 거부해 충돌이 예상된다.
[김효성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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