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황제→기부왕→코로나 투사' 빌 게이츠, 韓 예찬론자 된 이유

박계현 기자 입력 2020. 4. 11. 09:22 수정 2020. 4. 12.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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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 부부/사진제공=빌 게이츠 페이스북.


"전세계 국가들이 한국 정부의 빠르고 강력한 코로나19 대응법을 배워야 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이자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이 한국 예찬론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비롯해 전세계 질병 퇴치운동에 적극 나서온 빌 게이츠가 최근 CNN, 폭스뉴스 등 미국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를 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하는 게 ‘한국의 코로나19 대응법’이다.

지난 9일엔 문재인 대통령에 직접 전화해 코로나19 사태 수습을 위해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치풍자 토크쇼 '더 데일리 쇼'에 출연한 빌 게이츠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사진제공=코미디센트럴
'코로나 투사' 빌 게이츠가 韓에 빠진 이유 세가지
"한국은 감염자수가 많았지만 검사와 검역을 강화하고 확진자 동선 추적을 통해 한동안 무섭게 오르던 감염자수의 그래프 곡선을 구부려, 완만하게 만들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트레버 노아가 진행하는 정치풍자 토크쇼 '더 데일리 쇼'에 출연한 그가 내린 한국에 대한 평가다. 코로나19 확산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처한 국가로 손꼽았는데 그가 가장 주목한 건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다. △진단 테스트 △확진자 동선추적 △확진자 및 감염의심자의 격리 측면에서다.

빌 게이츠는 "한국이 검사율을 급격히 늘리고 검사결과를 빠르게 받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둔 것이 주효했다"고 소개했다. 또 "빠른 테스트, 철저한 격리가 없다면 중국 우한에서처럼 강제적 봉쇄라는 고통스러운 방법밖에 남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빌 게이츠는 "미국에선 한국에 비해 전염병이 더 널리 퍼졌다"며 "우리에게 가장 안 좋은 상황은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얻는데 24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감염력이 높은 가장 중요한 기간을 놓쳐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꼭 검사 숫자에만 집중할 필요는 없다"며 "(검사 숫자는) 사람들만 혼란스럽게 하고 정말 중요한 것은 결과의 속도인데, 한국은 24시간 안에 검사결과를 내놓는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는 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을 직접 만나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노력에 감사드리고 싶었다"며 "한국이 코로나19를 잘 관리해서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대통령께서 지도력을 보여주셨다"며 "저 역시 한국의 대응을 보고 배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테드(TED) 강연에 나선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사진제공=테드

"韓 코로나확산 관리는 세계의 모범 사례"
이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과 빌 게이츠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협력하고, 코로나 대응의 파트너로 긴밀히 소통하기로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코로나 완치자의 혈장을 비롯해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며 "치료제 개발 보급을 위해서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는 "치료제는 백신보다 빨리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사망자를 감소시킬 수 있고 의료진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다"며 "한국과 협력해서 백신 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는 어떤 글로벌 CEO들보다 한국을 잘 안다. MS CEO 시절부터 공식·비공식적으로 사업과 기부활동을 위해 십여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고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혁신 산업에 대해 조언했다.
빌 게이츠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사진제공=빌 게이츠 페이스북

'노블레스 오블리주' 대명사 빌 게이츠 "내 세금 더 가져가라"
'윈도'로 전세계 컴퓨터 운영체제(OS) 시장을 제패한 빌 게이츠가 사회공헌 활동에 뛰어든 건 2000년 초부터다. 그의 아내인 멜린다 게이츠와 지난 2000년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해 질병 퇴치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지원 활동을 해왔다.

특히 전세계 주요 국가의 전염병 퇴치 연구에 상당히 많은 자금을 기부했다. 빌 게이츠는 수년 전부터 전염병 대유행이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과거에 핵전쟁이 가장 큰 위협이었다면, 지금은 전염병이 가장 두려운 재난이 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코로나19는 그가 강조했던 전염병 대유행의 서막인지 모른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2월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치료제 개발을 위해 1억 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전미과학진흥협회(AAAS) 2020 연차 총회에도 참석해 "코로나는 엄청난 도전"이라며 "코로나19가 세계적인 유행병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단체와 각국 정부가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3월에는 지난 1975년 창업해 45년간 몸담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사회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세계 보건과 교육, 기후변화 대응 관련 자선사업에 더 헌신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전세계 부호 1위를 두고 다퉈온 빌 게이츠는 현 시대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대표적 사업가다. 그는 지난 2018년 "나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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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 기자 unm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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