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면 된다"던 과거사법..8년째 국회 문턱 못 넘나?

송락규 입력 2020. 5. 5. 21:34 수정 2020. 5. 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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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5일) 국회 의원회관 출입구 모습입니다.

지붕 위에 올라간 사람,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로 국회 앞에서 909일째 천막농성 중인 최승우 씨입니다.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 줄 과거사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해 왔죠,

마지막 국회 본회의가 열릴지 아닐지조차 불투명해지자 법안을 처리해달라며 고공 농성에 들어간 겁니다.

최악의 20대 국회라는 오명을 조금이라도 씻는 길, 한 달이면 된다는 법안처리에 적극 나서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송락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회 앞 한 평짜리 좁은 천막, 한종선 씨와 최승우 씨가 형제복지원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간 지도 어느덧 900일을 넘겼습니다.

[한종선/형제복지원피해 생존자 : "그냥 방황하고 돌아다녔다는 이유, 옷이 지저분했었다는 이유, 그게 어떻게 죄를 지은 죗값보다 더 심하게 살아야 하냐는 거죠."]

지난해 10월 형제복지원을 포함해 과거 국가폭력 사건의 진상조사를 재개하는 법안이 소관 상임위인 행안위를 통과했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이채익/행안위 간사/미래통합당/지난해 10월 : "상임위원회에서 합의 처리되지 않은 법안에 대해서는 법사위에서 절대 통과, 심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서있습니다."]

[홍익표/행안위 간사/더불어민주당/지난해 10월 : "본회의 통과를 거부한다는 것은 사실상 진실 규명을 가로막는 것이고 과거사에 희생된 유가족들에 대한 염원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합당 없이 처리됐다는 이유로 반년 넘게, 다음 관문인 법사위에 상정조차 못한 겁니다.

단식 농성을 벌이고 본회의가 열리는 날 직접 의원들 앞에서 호소까지 했지만,

[한종선/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지난해 11월 : "과거의 정치인들이 저질러 놓은 것을 지금 이 현시대 정치인들께서 치유에 힘써주시고 보호해달라고 우리가 입법을 해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돌아온 건 냉소 뿐이었습니다.

["뭔 쇼를 하는 거야 지금."]

합의 없이는 한발자국도 더 나갈 수 없다는 겁니다.

[이채익/행안위 간사/미래통합당/지난해 12월 : "지금 현재 한 달만 하면 한 달 뭐 한 달만 하면 충분히 뭐가 지금 현재 20대 국회가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는 겁니까?"]

최근 부산시 첫 공식 실태조사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참상이 확인됐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남찬섭/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국가책임이 가장 크고요. 크다고 볼 수 있고 국가책임을 규명하고 거기에 대해 책임진다는 점에서 국가가 조사할 필요가 있고요."]

20대 국회,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한 달이면 충분하다던 과거사법 개정안, 지금 이대로라면 8년째 국회 문턱을 못 넘게 됩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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