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겨울잠 스위치 찾았다..인공 동면 시대 열리나

유성재 기자 입력 2020. 6. 12. 21:06 수정 2020. 6. 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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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 우주탐사 활용 기대"

<앵커>

한 공상과학 영화의 장면입니다. 긴 우주여행을 떠나면서 우주비행사가 마치 겨울잠 자듯 잠들고 나중에 원하는 대로 예전처럼 신체를 활성화시키는 기술을 그리고 있는데, 일본의 한 연구팀이 '쥐의 뇌'를 자극해 인공적으로 동면에 들게 했다는 실험 결과를 내놨습니다.

정말 영화 같은 일이 가능해질지, 도쿄 유성재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우주 비행선의 탑승객들이 동면 유지 장치 안에서 겨울잠을 자는 상태로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내용의 SF영화입니다.

동면 상태에서 노화를 멈추게 해 인간 수명보다 긴 비행시간을 극복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인간 등 포유동물은 곰이나 박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겨울잠을 자지 않아 공상과학의 영역으로만 치부해 왔는데 일본 연구팀이 인공 동면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쥐의 뇌 시상하부의 이른바 'Q 신경세포'를 약물로 자극했더니 쥐가 동면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37도였던 체온이 24도 근처까지 떨어져 일주일 가까이 동면 상태를 유지했고 약물 공급을 중단하자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포유동물 대다수가 갖고 있는 'Q 세포'가 동면 상태를 만드는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스나가와/日 이화학연구소 연구원 : 전신마취처럼 체온과 대사가 계속 낮은 게 아니라, 목표를 정해 몸의 상태를 조절하는 '저대사'입니다.]

인간도 가능하도록 연구가 진전된다면 응급 의료 분야의 획기적 발전도 예상됩니다.

[사쿠라이/日 쓰쿠바대 교수 : (응급 시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조직에 피해가 일어납니다. 인공 동면을 유도할 수 있다면 조직에 필요한 산소나 영양분이 적어도 됩니다.]

인공 겨울잠으로 대사량을 극한까지 낮출 수 있다면 SF 영화처럼 인류의 우주 진출에도 유용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김호진, 영상제공 : 쓰쿠바 대학 이화학연구소)   

유성재 기자ven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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