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쓰레기 대란"..재활용 폐기물 '수거 포기' 우려

박병일 기자 입력 2020. 6. 19. 21:21 수정 2020. 6. 19. 22: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공비축' 정부 방안에도 사정 안 나아져

<앵커>

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고 재활용 쓰레기 수출길은 막혀 걱정이 크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정부가 폐기물 공공비축 방안을 내놨지만,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서 8월 쓰레기 수거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병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청주에 있는 한 고층 아파트. 지하 주차장 한쪽에서 재활용 폐기물 수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상환/수거업체 대표 : (코로나 사태 이후에 어때요?) (플라스틱이) 한 1.7배 나오는 것 같아요. (코로나 이후에 어떤 게 또 많아요?) 이제 비닐이 많이 나오죠.]

이 아파트 2천 가구에서 한 주에 나온 플라스틱과 비닐 폐기물만 대형 자루로 50개나 됩니다.

[이대희/수거업체 : 대단해요. 다 택배로 많이 시켜 먹은 거 그런 거, 그런 것이 아주 많아요.]

배달 음식에서 쓰는 플라스틱 용기는 얼마나 될까? 직접 음식을 시켜 봤습니다.

일주일 동안 집에서 나오는 재활용 폐기물을 하나하나 기록해봤더니 비닐이나 플라스틱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기자가 사는 아파트 한 동에서 한 주 동안 나오는 비닐과 플라스틱 폐기물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1.5배가량 늘었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선별 과정을 거친 뒤 잘게 분쇄해 재생 원료로 씁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수출길이 막힌 데다 유가가 떨어져 플라스틱을 새로 만드는 비용이 싸지면서 재생 원료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습니다.

[정남규/선별업체 대표 : 가격이 너무 내려가서 운영하는 인건비와 그 수집 운반하는 비용 자체가 지금은 맞지 않습니다. 플라스틱이 많이 발생하는 게 너무 두렵습니다.]

적자가 누적돼 할 수 없이 선별 인력을 줄이다 보니 일회용 컵이나 도시락통 같은 값싼 플라스틱은 1톤당 10여만 원씩을 주고 소각장에 버리는 실정입니다.

[정남규/선별업체 대표 : 돈 주고 사 와서 돈 주고 버리는 꼴이 되는 거죠. 이 상태로 8월을 넘기면 수거 거부가 아니라 수거 포기가 되는 거고….]

선별장마다 쌓여가는 폐기물들, 2018년 중국의 폐비닐 수입 중단으로 촉발된 수거 대란이 재연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홍수열/자원순환경제연구소 소장 : 2018년 폐비닐 대란 사태는 그냥 예행연습을, 폐기물 (수거) 대란에 대한 예행연습을 한 거다.]

환경부는 지난달 비상대책을 내놨습니다.

[조명래/환경부 장관 : 지금 (재활용) 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재활용 폐기물을 저희가 선매를 하는 겁니다.]

플라스틱 폐기물 1만 톤 정도를 정부가 사들여 보관하겠다는 것인데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정남규/선별업체 대표 : 1만 톤은 한 달짜리도 안 됩니다. 한 달짜리도 안 되는 대책을 내놓고 정부가 할 일 다 했다, 이거는 말이 안 되는 거죠.]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쓰레기 수거 대란이 불가피하다며 정부나 지자체가 공공수거를 위한 재정을 미리 준비하는 등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박병일 기자cokkiri@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