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단독] 경찰 성매매 단속에 민간인 동행 수사.."알고보니 성매매 업주"

오대성 2020. 2. 2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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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매매를 단속하는 경찰이 민간 정보원과 함께 단속을 했는데 알고보니 그 정보원도 성매매 업자였습니다.

이런 황당한 결탁,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 소지가 있습니다.

현장K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한 오피스텔,

이곳에서 조건 만남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계세요? KBS에서 나왔는데요."]

전화로 업주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성매매 알선 업주/음성변조 : "(알선을 하고 계시죠? 오피스텔에서?) 아니에요. 누가 도대체 그런 얘기를 하는 거에요?"]

하지만, 제보자는 이 업주가 성매매 알선으로 돈을 챙긴다고 말합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실장이라는 사람이 손님을 연결 시켜주는 거죠 아가씨들한테. 실장이 돈을 받고, 아가씨한테 직접 들어가라고 입실을 시켜주는 장면까지도 다 확인을 했고요."]

같은 자리에서 꽤 오래 알선을 하고있지만 업주는 단속 걱정은 없다고 자신합니다.

[성매매 알선 업주/음성변조 : "(정말로 안전한지?) 내가 몇 번 얘기했잖아. 단속을 내가 다하고 내 구역인데. 참고로 내가 걸리면 난 뉴스에 나와야돼. 나 여기 다 연관돼있고 나는 여기 형들이랑 다 친해가지고."]

[성매매 알선 업주/음성변조 : "나랑 절친이야. 그 팀장, 우리 언니들(성매매 여성) 새로 들어오면 언니들도 많이 봐. 내가 걸리면 X되는거야. 무슨 말 인지 알아? 유일하게 형만 진짜 안전하게 보호받으면서."]

제보자가 말하는 팀장, 동대문경찰서 생활질서계 풍속팀장인 강 모 경위입니다.

업주는 경찰의 '민간 정보원'으로 성매매 단속에 동행한다며 통화 내용도 들려줍니다.

[성매매 알선 업주/음성변조 : "먹고 바로 단속 갈 거죠? (응. 단속 갈 거야.)"]

[성매매 알선 업주/음성변조 : "형님 오늘 저, 형님 차 타게 차 안 끌고 가요 그냥. (내 차 타면 되는데. 일 볼 거 있으면 진짜 일봐.)"]

[성매매 알선 업주/음성변조 : "아니에요. 지금 가려고 다 챙겼어요. (너 밥 먹이려고 부르는 거야.)"]

단속 뒤에는 수고했다며 전화를 겁니다.

[성매매 알선 업주/음성변조 : "(너 없었으면 XX 애먹을뻔했다. XX X끼들 힘이 XX 좋아.)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진짜 너 없었으면 큰일 났다.)"]

또 다른 녹취에서는 입건자 정보까지 언급합니다.

[성매매 알선 업주/음성변조 : "어차피 너희 정보 나한테 있어. 그날 입건되면서 카톡으로 너희 정보 다 들어와서."]

제보자는 성매매 알선으로 앞서 이 단속팀에 걸렸던 사람입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지금도 많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화가 나잖아요. 저를 잡은 사람도 이런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경찰이 권한 없는 민간인과 성매매 단속 수사를 함께했는데 사실은 그 민간인도 단속 대상인 포주라는 겁니다.

동대문경찰서에 찾아가 보겠습니다.

강 모 경위는 정보원은 활용했지만 도움을 받은 것이고, 성매매 알선을 하는지는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강○○/경위/동대문경찰서 풍속팀장/음성변조 : "그냥 알게 됐어요. 일하면서. 뭐 요즘 정보도 주고. 예전에 그쪽 일을 했었던 거 같기도 하고."]

KBS 취재 후 서울지방경찰청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강 경위를 대기발령 조치 후 감찰 조사를 시작했고 고발장을 접수받은 대검찰청도 내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장K 오대성입니다.

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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