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 자동생산장치 개발

조승한 기자 입력 2021. 8. 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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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과 면역치료 등 다양한 의학 분야에 쓰이며 최근 주목받는 의료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를 자동으로 대량생산하는 장치가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박정훈 첨단방사선연구소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장 연구팀이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와 클로라이드 형태 의약품 원료물질 2종을 동시에 대량생산하는 자동화장치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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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원
박정훈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장 연구팀이 개발한 지르코늄-89 자동생산장치의 모습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암 진단과 면역치료 등 다양한 의학 분야에 쓰이며 최근 주목받는 의료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를 자동으로 대량생산하는 장치가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박정훈 첨단방사선연구소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장 연구팀이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와 클로라이드 형태 의약품 원료물질 2종을 동시에 대량생산하는 자동화장치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지르코늄-89는 몸 속 암 조직을 영상화할수 있는 동위원소다. 물질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인 반감기가 3.3일이다. 수 시간에 불과한 다른 동위원소와 비교해 몸속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 질병을 더욱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암 진단과 면역치료, 나노물질의 체내 움직임 확인 등 다양한 의학 분야에 쓰이고 있다. 지르코늄-89는 양이온으로 음이온인 옥살레이트(수산염) 또는 클로라이드(염화 이온)와 결합해 중성화한다. 옥살레이트 제형은 단백질과 항체 의약품 합성에 쓰고 클로라이드 제형은 유기저분자와 나노물질 의약품 합성에 쓴다.

연구팀이 개발한 자동생산장치의 GUI는 생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화학분리공정을 최적화한 다음 생산장치에 필요한 제어시스템, 핵종 분리 프로그램의 그래픽 사용자 환경(GUI)까지 자체 개발했다. 지르코늄-89를 한 번의 버튼 조작으로 생산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탑재해 안전하게 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와 클로라이드 두 제형을 모두 99.9% 고순도로 생산할 수 있다. 하루 생산하는 양은 100 mCi(밀리퀴리, 퀴리는 방사능의 단위)이다. 20곳 이상 국내 대형병원과 연구기관에서 원하는 양을 언제든 공급할 수 있는 정도다. 자동화를 통해 생산능력 확대도 가능하다.

연구원은 개발한 원격제어 프로그램의 저작권 등록을 지난달 마쳤다. 생산 자동화장치는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 회사 ‘퓨쳐켐’에 이전할 계획이다. 퓨처켐과 원자력연은 2014년 동위원소 생산 상호협력협약(MOU)을 체결했다.

암이 생겨난 쥐에게 지르코늄-89를 주입하면 암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연구원은 지르코늄-89를 중국에 수출한다는 목표다. 원자력연은 “아르헨티나와 태국, 마케도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지르코늄-89 생산시스템 자체의 도입을 요청하고 있다”며 “지르코늄-89 이용 저변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정준 대한핵의학회 회장은 “지르코늄-89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세계서 각광받고 있는 방사성 핵종”이라며 “이번 성과로 항체와 면역 영상, 실시간 약물 동태 영상 등 핵의학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국내 인프라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남호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지르코늄-89는 세계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지르코늄-89 생산장치 국산화로 한국 방사선 산업의 주요 수출 품목이 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주진식 선임연구원, 최평석 연구원, 이준영 선임연구원, 박정훈 실장.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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