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재팬' 2년..편의점 日맥주 韓수제맥주로 대체

김정현 2021. 8.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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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세븐일레븐, 작년 상반기부터 기린·삿포로 발주 중단
GS25, 日맥주 매출 매년 90% '뚝'…수제맥주 3~4배↑
불매운동 한창이던 2019년 하반기부터 시장서 퇴출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2019년 7월 일본 정부 수출 통제로 비롯됐던 불매운동은 편의점 캔맥주 매출 구성을 바꾸는 단초가 됐다.

불매운동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편의점 업계에선 일본 맥주 매출 하락이 계속돼 발주가 끊길 지경이다.

업계에선 전적으로 불매운동의 효과라기보단 젊은층의 소비 성향을 잘 공략한 국산 수제맥주가 급부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에선 일본맥주 매출이 매년 떨어지고 있다. 2020년 상반기엔 전년 대비 -90.2%, 올해 상반기 -91.2%였다.

GS25 관계자는 "발주 동향도 매출 추세와 유사한 모습"이라며 "일본 맥주 발주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CU의 경우 불매운동 전인 2019년 상반기엔 일본맥주 매출 감소율이 전년 대비 1.3%였으나, 2019년 하반기엔 매달 전년 대비 매출이 떨어졌다. 2019년 8월 -88.5%, 9월 -92.2%, 10월 -91.7%, 11월 -93.1%, 12월 -93.8%로 급격한 감소를 보였다.

2020년 상반기엔 전년 대비 -96.1%였고 올해 상반기엔 -13.1%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맥주 전체 매출은 2019~2021년 상반기 각각 3.8%, 25.4%, 18.4% 상승세를 보여 분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일본맥주의 퇴조는 불매운동이 불을 켰다더라도, 이 현상이 지속된 데는 '애국심'보다 주 수요층인 젊은층 수요와 소비 경향을 놓친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편의점 맥주 판매량이 증가한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캔맥주가 진열돼 있다. 2021.07.14. dadazon@newsis.com

2019년 불매운동 이전만 해도 편의점 주류에서 수입맥주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젊은층의 수요에 부합했다. '4캔 1만원' 할인이 더해 국산맥주가 맥을 못 췄다.

세븐일레븐의 맥주류 매출 구성비를 살펴보면, 2017년엔 국산이 47.2%인 반면 외국산이 52.8%였다. 2018년에도 국산(42.7%)과 외국산(57.3%) 매출 격차가 더 벌어져 외국산 선호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

일본산 불매운동이 시작된 2019년엔 국산이 45.6%, 외국산이 54.4%로 격차가 좁혀졌다.

그 이듬해인 2020년엔 국산(55.1%)이 외국산(44.9%)을 넘어섰고, 불매운동 열기가 가라앉은 올해 상반기에도 격차가 더 벌어져 국산(57.7%)이 외국산(42.3%)을 압도하는 경향이 더 짙어졌다.

이런 배경엔 일본산 맥주 매출 하락폭을 한참 웃도는 국산 수제맥주의 성장세가 있었다.

세븐일레븐에선 국산 수제맥주 매출이 2020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배(550.6%), 올해 상반기 3.8배(285.6%) 뛰었다. 매출 비중도 2018년 2.5%에 불과했지만 올해 1~7월 기준 15%를 넘었다.

다른 업체에서도 흐름은 비슷했다. CU에선 국산 수제맥주 매출이 2019년 상반기부터 전년 대비 2.1배(117.1%)를 시작으로 2020년 상반기 4.9배(390.8%), 올해 상반기 3.4배(240.5%)씩 상승세를 탔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일본제품 불매운동 100일을 맞은 8일 일본 맥주 수입액(지난 9월 잠정치)은 6000달러(약 700만원)에 그쳤다고 관세청이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99.9% 감소한 수치로, 일본 맥주가 사실상 수입 중단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일본맥주 퇴출은 국내 맥주 시장 지각변동을 낳았다. 일본 맥주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이 자리를 국산 맥주들이 차지해 반사이익을 얻었다. 국산맥주는 편의점에서 7월 39% 점유했으나 8월에는 48.7%까지 상승했다. 사진은 이날 일본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게시된 서울 시내 한 마트 주류코너 모습. 2019.10.08. photocdj@newsis.com

GS25에서도 수제맥주 매출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각각 전년 대비 4.8배(381.4%), 3.4배(244%) 뛰었다.

주류업계 전반을 봐도 마찬가지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맥주 수입액은 1억647만 달러(약 122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수입액은 2016년 7941만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맥주시장 내 국산 수제 맥주 판매량은 1180억원 규모였다. 2017년(430억원대)과 비교해 3년 만에 2.7배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는 지난해 주세법 개정으로 판매 채널과 마케팅이 확대되면서 상승세를 탔다"며 "편의점이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 상품을 선보이면서 MZ세대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관심을 가져다 주면서 최근 인기몰이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잼비'(가성비+재미), '펀슈머'(fun+consumer)를 추구하는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며 상품을 사더라도 SNS 업로드 아이템이 될 만한 제품을 산다"며 "앞으론 콜라보 맥주를 중심으로 수제맥주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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