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 '펄럭'.."北 방문한 줄" 시민들 당황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시내 전역에 태극기 대신에 한반도기가 펄럭이면 어떨까.
최근 일부 지자체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한다는 의미로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 대신에 한반도기를 게양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한반도기 게양식이 있었던 지난 3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반도 평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약의 문"이라며 "안양이 한반도 평화를 향한 희망 도시로 또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며 취지를 밝혔다.
이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은 여러모로 득이 많다"며 "보수·진보 구별 없이 한마음으로 평화 염원을 담아 게양하는 한반도의 상징과 의미를 광복 76주년을 맞은 한 달 동안 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반도기 게양식에는 6.15공동선언실천경기중부본부, 광복회 안양시지회, 민주평화통일 안양시협의회 등 3개의 시민사회단체장도 함께 했다.
또 광복절을 맞아 안양중앙공원에 '공감 평화공원'을 조성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현수막과 그 일대에 한반도기를 설치했다. 공원 인근에 게양된 한반도기는 총 80개다. 지난 1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는 6.15공동선언실천경기중부본부가 주최하고 안양시가 허가했다.
한반도기는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모양으로 국제 행사 등에서 남북한을 공동으로 상징하기 위해 사용하는 깃발이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남북 단일팀 구성을 계기로 처음 사용됐다. 이후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응원과 남북 공동 입장 때 사용되고 있다.
안양시민인 A씨는 "퇴근길에 거리에 한반도기가 쭉 걸려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순간 북한 동포들이 단체로 안양을 방문한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국경일에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거는 안양시가 너무 이상하다"며 "1945년 8월 15일에 우리 민족이 기뻐서 흔들었던 깃발이 한반도기였나"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일의 염원을 담았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며 "정하고 싶었으면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교차해서라도 걸어야 한다. 통일을 매우 원하는 사람이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역 온라인 카페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태극기를 걸어야지 왜 한반도기를 걸어요? 한반도기가 국기인가" "광복절인데 도로에 한반도기는 아니지 않나요" "내년에는 태극기가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씁쓸하네요" 등의 반응을 내놨다.
한 시민은 "지금은 남북 통합보다 남한 국민들 간의 통합이 더 시급하다"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안양시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행사로 중앙공원 둘레길에만 한반도기가 설치돼 있고 그 외에 큰 도로변에는 태극기가 게양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련해서 일부 민원이 제기돼 시민단체에 한반도기와 태극기를 같이 게양해달라는 요청을 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안양시는 지난해 8월에도 광복절을 기념해 한 달 동안 시청사에 한반도기를 게양하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한 바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 6월에는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에 참여해 "우리는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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