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韓 방송 생태계 잠식..실시간방송 살려야" [OTT온에어]

심지혜 입력 2021. 12. 2. 15:14 수정 2021. 12. 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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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중심 되면 시장 지배력 높은 글로벌 사업자에 종속"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 이후 국내 방송 시장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문화정체성에 기여하고, 공적 정보 제공을 통한 시민사회 유지 역할을 하는 기존 방송의 사회적 기능을 축소시키는 것이다."

하주용 인하대학교 교수는 2일 미디어리더스포럼 주최로 열린 '한국방송산업의 발전과 건강한 실시간 방송생태계'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주용 인하대학교 교수는 2일 미디어리더스포럼 주최로 열린 '한국방송산업의 발전과 건강한 실시간 방송생태계'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했다. [사진=심지혜 기자]

◆ 방송시장 저성장 국면…글로벌 OTT 약진

기존 방송시장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지상파 방송사업 매출은 2015년 이후 감소 추세이며 케이블TV 가입자는 2013년부터 감소 추세다. 꾸준한 성장을 보였던 IPTV 마저 최근 들어서는 영업이익률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등장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전통 방송산업 구조 변화의 촉매제가 됐다. 지상파 중심의 콘텐츠 공급, 유통 구조와 하청방식의 제작에서 벗어나 공급원이 다양화되는 등 제작 생태계 변화를 촉발시켰다.

특히 해외 OTT 사업자의 국내 진출 이후 방송콘텐츠 제작 및 거래 시장의 생태계에는 ‘콘텐츠시장 종속 가능성’과 ‘해외 유통망 독점화 우려’라는 문제점이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는 OTT와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국내 방송 산업과 경쟁하는 환경으로 변화시켰다.

하 교수는 "글로벌 사업자의 진출로 국내 방송 산업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문제는 국내 사업자들이 이런 상황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콘텐츠 시장이 종속되고, 유통망을 뺏기게 되는 데서 멈추는 게 아니라 우리 방송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성장을 정체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OTT의 약진에도 TV이용에 변화 크지 않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2020 방송매체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상파 실시간 시청을 TV수상기로 이용한 응답자는 92.6%, 최근 일주일 동안 유료방송(케이블TV, 위성, IPTV) 프로그램을 시청한 응답자는 90.4%를 기록했다.

하 교수는 "TV 수상기를 이용해 방송을 이용하는 시간은 소폭의 등락이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약 3시간 수준을 유지했다"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OTT를 많이 보면서 실시간 방송을 누가 보냐고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뉴스, 시사보도 등의 콘텐츠를 TV로 본다"고 말했다.

◆ 넷플릭스 종속 가능성…'보편적' 서비스 실시간 방송 강화해야

하 교수는 국내 방송 생태계 강화를 위해서는 실시간 방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방송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인 데다 한국 사회의 문화정체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자 보편적 문화향유에 기여하는 문화복지 서비스기 때문이다. 또한 방송프로그램의 제작과 유통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시간 방송채널 생태계는 방송을 통해 추구해온 공공성, 공익성, 보편성은 물론 방송산업의 유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 구매해 편성하는 구조는 프로그램 거래시장에서 가장 큰 소비자가 되는 데다 이는 독립제작사 등 제작자들에게 제작비 회수 가능성을 높여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에 나서게 하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방송이 약화될 경우 스트리밍 미디어 중심의 방송산업 생태계로 변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결국 넷플릭스처럼 시장 지배력이 높은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 방송 콘텐츠 제작 시장과 유통, 소비시장을 장악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설명이다.

하 교수는 "현재 글로벌 OTT의 국내 방송시장 잠식 현상은 수년 내 국내 채널사업과 유료방송 사업 쇠퇴를 야기하고, 국내 방송산업 생태계 붕괴까지 가져올 수 있다"며 "글로벌 스트리밍 방송 사업자가 독점할 경우 종속화와 문화 왜곡, 방송에 대한 국가의 통제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 교수는 국내 실시간 방송채널의 중요성을 고려, 가치 제고와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 교수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이 잠식하고 있는 한국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한류 활성화와 같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국내 실시간 방송콘텐츠의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방송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시간방송 콘텐츠의 생산과 전달 생태계의 보호와 육성이 필요하다"며 "양질의 방송 콘텐츠를 국민들에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수익 창출과 재원투자가 이뤄지는 구조 형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은 "대선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진영마다 준비하는 정책이 기존 존재하는 방송 생태계 염두하지 않고, OTT 중심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며 "넷플릭스 등 특정 OTT를 중심으로 전 방송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를 통해 미디어 콘텐츠 시장이 열렸다고 하지만 기존 방송 생태계가 발전적으로 유지돼야 전체 시장의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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