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게, 산 채로 요리하지 마세요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 11. 26. 03:02 수정 2021. 11. 2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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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문어와 게, 바닷가재를 고통을 느끼는 동물로 인정하고 앞으로 동물복지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식당에서 산 채로 끓는 물에 넣거나 생식을 하는 행위가 금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이달 19일(현지 시간) 런던정경대 연구팀이 낸 보고서를 토대로 오징어와 문어가 속한 '두족류'와 게, 바닷가재, 가재가 속한 '십각류'를 동물복지법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5월 소와 돼지 등 척추동물에 한해 만들어졌던 동물복지법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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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느낄 만큼 지각 능력 높아"
영국, 오징어-바닷가재 등 연구
동물복지법 적용해 보호하기로
영국 정부가 문어와 게, 바닷가재를 고통을 느끼는 동물로 인정하고 앞으로 동물복지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식당에서 산 채로 끓는 물에 넣거나 생식을 하는 행위가 금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이달 19일(현지 시간) 런던정경대 연구팀이 낸 보고서를 토대로 오징어와 문어가 속한 ‘두족류’와 게, 바닷가재, 가재가 속한 ‘십각류’를 동물복지법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5월 소와 돼지 등 척추동물에 한해 만들어졌던 동물복지법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헤더 브라우닝 영국 런던정경대 자연및사회과학철학센터 박사후연구원과 조너선 버치 철학및과학적방법론과 교수 연구팀은 영국 정부 의뢰로 학계에 보고된 300개 이상의 논문을 분석했다. 이들 동물은 물론 플라나리아, 초파리, 어류 등 다른 동물의 통각이나 학습능력에 관한 연구까지 광범위한 문헌 조사를 진행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연구팀이 2010년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족류가 학습하거나 보상을 바라는 행동을 할 때도 인간처럼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활성화가 일어난다. 미국 텍사스대 의대 연구팀은 2013년 같은 학술지에 오징어가 다쳤을 때 포유류처럼 지속적인 통증을 느낀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가재가 속한 절지동물도 척추동물처럼 화학적 또는 전기적 신경시냅스를 통해 신경세포 간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독일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도 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연구팀은 이런 문헌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족류와 십각류의 지각능력이 각각 어떤 수준인지 측정했다. 통각 수용체의 유무와 통각 수용체와 특정 뇌 영역 간의 연결, 마취제나 진통제를 투여했을 때의 반응, 보상과 위협 사이의 균형, 부상과 위협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려는 행동 등 8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그 결과 문어의 지각이 가장 뛰어나고 게가 그 뒤를 잇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오징어와 갑오징어, 바닷가재도 문어와 게만큼은 아니지만 고통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들 동물과 관련해 이뤄지는 다양한 상업적 행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족류와 십각류가 다른 무척추동물과 달리 중추신경계가 잘 발달했으며 고통을 느낄 만큼 지각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고통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국 정부의 조치로 당장 영국에서 어업이나 식용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재를 요리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산 채로 끓는 물에 넣었다면, 앞으로는 전기충격이나 냉동으로 기절시키거나 고통 없이 죽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스위스와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들은 이미 바닷가재를 포함한 갑각류를 산 채로 삶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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