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쓸통]'신한울 1호기 허가' 한숨 돌렸지만..올여름 '전력난' 위기 코앞

고은결 입력 2021. 7.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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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최대 전력 사용 시 예비율 분석
2014년 이후 5%대 넘어..지난해 9.9%
수요 급증에 예비율 반토막 전망 나와
정부 "추가 자원 확보 등에 우려 없어"
신한울 1호 가동에 내년은 부담 덜 듯


[안동=뉴시스] 신한울1, 2호기 (사진=경북도 제공) 2021.07.09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지난 9일 신한울 원전 1호기가 완공 15개월 만에 가동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두 번째로 허가받은 신규 원전입니다.

올여름 전력 대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런 소식은 수급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자아냈습니다. 다만 신한울 1호기는 시운전 시험을 거쳐 내년 3월에서야 본격 가동되므로, 올여름 '블랙아웃'(광역정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올여름은 무더위가 유독 빨리 찾아오고, 산업 생산까지 활발해 전력 사용량 폭증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10년 전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린 '9·15 정전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지난 10년간 '전력 피크' 시 전력예비율 추이와 올해 전망치를 보면, 이런 우려를 설레발로만 치부하기도 어렵습니다. 전력예비율이란 전국 발전소에서 공급 가능한 전력량 중 사용하지 않은 전력량의 비율을 뜻합니다.

11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매년 '최대 전력 수요 발생 시점'에서 전력예비율은 5%대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지난 10년 간의 수치를 연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011년 최대 전력 수요가 발생한 1월 17일 예비율은 5.5%를 기록했습니다. 2012년 12월 26일(5.2.%), 2013년 1월 3일(5.5%)에도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2014년이 돼서야 예비율은 두 자릿수인 11.5%를 기록, 전력 수급이 다소 안정화됐습니다. 2015년 2월 9일은 예비율 11.6%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세종=뉴시스] 1980년, 2016년~2020년 최대 전력수요 발생시점 기준 설비용량·공급능력·최대수요·설비예비율·공급예비율 추이. (표=한국전력이 발간한 '2020년도 KEPCO in Brief' 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이 거셌던 2016년 8월 12일 예비율은 8.5%로 다소 하락했습니다. 2017년 12월 12일 예비율은 12.9%였습니다.

2018년 7월 24일(7.7%), 2019년 8월 13일(6.7%) 수치를 보면 최대 전력 사용 시 예비율은 2년 연속 하락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여름철 기준 가장 많은 전력 공급능력 확보에 나서, 2020년 8월 26일 기준 예비율은 9.9%로 다시 반등합니다.

올해 전력 수급 상황은 어떨까요?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여름철 전력 수급 전망에 따르면, 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는 기준 전망은 90.9GW(기가와트) 안팎, 상한 전망은 94.4GW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전력 수요는 늘어나는데, 피크 시 공급능력은 99.2GW로 지난해(98GW)와 비슷합니다.

'최근 5년 피크 발생일 직전 72시간 평균 기온'인 29.4℃를 적용한 기준 전망 시 예비력은 7.9GW, 예비율은 8.8% 정도입니다.

'최근 30년 피크 발생일 직전 72시간 평균 기온의 상위 3번째 기온'인 30.2℃를 적용한 '상한 전망' 시 예비력은 7월 넷째 주 기준 4.0GW(예비율 4.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여름 최대 전력 수요 발생 시점과 비교하면 예비율이 반 토막 수준입니다. 예비력은 1GW급 표준원전 4기에 해당하는 용량에 그칩니다.

이런 위기가 현실이 되면, 2013년 8월 이후 전무했던 전력수급 비상단계 발령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는 예비력이 5.5GW 밑으로 내려가면 전력수급 비상단계를 발령합니다.

[서울=뉴시스]백동현 기자 = 절기상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인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 지열로 인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1.06.21. livertrent@newsis.com

다만 정부는 블랙아웃의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합니다.

현재 고장·정지 중인 발전소 정비가 예정대로 끝나면 전력공급 능력이 상승한다는 것입니다.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8.8GW의 추가 예비자원도 확보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전력수요 의무감축(DR), 공공비상발전기 적기 투입 등 추가 예비자원도 활용하고 여름휴가 분산을 독려하는 등 수요 절감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는 한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이 불안한 전력 수급 상황을 부채질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도 선을 긋고 나섰습니다. 전력공급 능력은 지난해와 유사하며, 일시적인 전력 수요 급증과 에너지 전환 정책은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탈원전·전력난' 논쟁도 내년 이맘때는 수그러들까요.

한수원에 따르면 신한울 1호기가 계획대로 정상 가동 시 예상되는 연간 발전량은 899만8535㎿h(메가와트아워)입니다.

이제는 신한울 2호기 운영 허가에 대한 일정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전력난 대응을 위한 에너지믹스에 대한 논의와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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