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구조조정 강도 높이는 롯데쇼핑.."인사적체 해소·젊은피 수혈"

이혜진 기자 2021. 9. 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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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도 42년 만에 첫 희망퇴직
20년차 이상 40%..상후하박 심각
"MZ소비자 대응할 젊은 직원 채용"
최소 200여명 희망퇴직 이뤄질듯
연말 임원인사도 효율·혁신기조 단행
3년 연속 적자에 전방위 체질개선
[서울경제]

지난해부터 고강도 구조 조정을 진행 중인 롯데쇼핑이 이번에는 롯데백화점의 ‘고령화된 인력 구조’ 손보기에 나섰다. 상후하박식 정체된 인력 구조를 뜯어고치기 위해 롯데백화점이 창사 42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코로나19와 전자상거래업체의 공세에 시달리며 경영난을 겪어온 롯데는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물적 구조 조정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임원을 100명 이상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해왔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올해 말 임원 인사 역시 경영 효율화와 혁신을 키워드로 단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당분간 체질 개선 작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대상은 근속 20년 차 이상 직원들이다. 임금 24개월치에 위로금 3,000만 원, 자녀 학자금 최대 3,200만 원 지급 조건이며 지원자에게 재취업 교육 기회도 제공한다. 다음 달 8일까지 현재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심각한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젊은 직원들을 채용하기 위한 ‘인력 리빌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직원 약 4,700여 명 중 근속 20년 이상 직원이 2,000여 명으로 40%가 넘는다. 그만큼 오랫동안 근무한 인력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 1980~1990년대 고속 성장 시절 캐셔들을 대거 뽑았는데 당시 인력들이 상당수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점포 구조 조정으로 유휴 인력이 생겨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상후하박식 인력 구조로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소비 주도 세력인 MZ세대 고객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인력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희망퇴직자가 늘어날수록 신규 채용을 통해 젊은 감각의 직원들을 신규 점포에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롯데백화점은 인턴제 방식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있지만 두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여력을 확보하면 연 100명 이상의 ‘젊은 피’를 수혈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상자 2,000명 중 적어도 10%인 200명의 희망퇴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공세에 밀리던 롯데쇼핑은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의 수렁에 빠져 있었다. 그러자 지난해 초고강도 구조 조정의 칼을 빼들어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700여 개 오프라인 점포의 약 30%인 200여 개를 순차적으로 닫는 고강도 ‘점포 다이어트’를 선언했다. 백화점 부문의 경우 적자를 내지는 않았지만 매출액이 계속 줄어드는 상태였다. 이에 백화점 중에서는 청주점을 폐쇄하기도 했다.

인력에 대한 구조 조정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임원 100명을 줄였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약 80명, 롯데마트는 올해 초 동일 직급 10년 이상 근속자 80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롯데그룹의 임원 인사에서도 이 같은 조직 슬림화와 혁신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황각규 부회장이 퇴사한 데 이어 예년보다 일찍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는 50대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기용됐다. 롯데지주 측에서는 인사는 예정대로 오는 12월 초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주 관계자는 “예년대로 10월부터 임원들에 대한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예년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시기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인사 폭은 아직까지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원 인사 최소화 방향과 혁신을 추진할 경영진의 선임이라는 방향은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초 롯데지주는 산하 디자인경영센터의 수장으로 배상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를 임명하기도 했다. 50세인 외부 인사를 깜짝 영입한 것이 올해 말 인사의 사전 예고편 격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을 내보내는 상황에서 임원 승진 인사를 늘리기는 힘들다”며 “올해 말 롯데 그룹의 임원 인사도 지난해와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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