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NN, '성 추문' 친형 뉴욕주지사 도운 스타앵커 퇴출

이슬기 기자 입력 2021. 12. 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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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 방송이 자사의 간판 뉴스 진행자인 크리스 쿠오모를 해고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리스가 언론인 윤리 조치를 어기고 친형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의 성 추문 문제에 적극 개입했다는 이유다.

한편 앤드루 쿠오모 전 주지사의 비서였던 샬럿 베넷은 지난 2월 쿠오모 전 주지사를 성희롱 혐의로 고소하고 CNN에 크리스에 대해 즉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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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 방송이 자사의 간판 뉴스 진행자인 크리스 쿠오모를 해고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리스가 언론인 윤리 조치를 어기고 친형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의 성 추문 문제에 적극 개입했다는 이유다. 친(親)민주당 성향 언론으로 그간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를 옹호하던 CNN이 검찰의 수사 자료 공개에 결국 퇴출을 결정한 것이다.

성 추문으로 미국 뉴욕주지사에서 물러난 앤드루 쿠오모(왼쪽)와 형의 변호를 도운 사실이 드러나 CNN방송에서 퇴출당한 친동생 크리스 쿠오모(오른쪽). /AP 연합뉴스

CNN은 이날 성명에서 “크리스 쿠오모의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고용한 최고 로펌의 검토 결과를 인정한다”며 “9시 뉴스를 진행하던 쿠오모와 결별했으며 이번 해고 조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또 그동안의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며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었던 것보다 친형의 일에 더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크리스가 자신의 친형이자 최소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사임한 쿠오모 전 주지사의 변호를 위해 도움을 주는 등 깊숙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쿠오모는 지난달 30일 사측으로부터 무기한 정직 처분을 받았다. 그가 오후 9시마다 진행했던 프로그램 ‘쿠오모 프라임 타임’은 앤더슨 쿠퍼 앵커가 대신 맡게 됐다. CNN은 이후에도 크리스의 행위에 대한 계속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크리스가 형의 참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변호를 적극 도왔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CNN 등 기자들이 취재의 어려움을 여러 차례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이 CNN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런데도 제프 주커 CNN 최고경영자(CEO)는 최근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크리스의 인기가 높은 데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여당 정치인과 가족이라는 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뉴욕 검찰이 사건 관계자의 증언과 그가 보낸 메시지 등 수사 자료를 공개하면서 여론은 한층 악화했다. 새로운 증언 등에 따르면 크리스는 CNN이 이미 인지했다고 밝힌 범위보다 훨씬 더 깊숙이 형의 정치적 문제에 개입했다. 이 문건에는 크리스가 형의 입장 표명 때마다 조언했고 성 추문 사건과 관련해 뉴요커와 폴리티코 등 다른 매체가 보도하려는 내용을 사전에 파악하려 했다는 사실도 담겼다.

크리스는 이날 해고 통보를 받은 뒤 입장문을 내고 “이런 식으로 CNN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면서 “나는 이미 어떤 이유로, 어떻게 형을 도왔는지에 대해 다 이야기했기 때문에 실망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황금시간대에 방송되는 CNN의 간판 프로 ‘쿠오모 프라임 타임’ 제작진과 그 일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이 있었다”고도 했다.

한편 앤드루 쿠오모 전 주지사의 비서였던 샬럿 베넷은 지난 2월 쿠오모 전 주지사를 성희롱 혐의로 고소하고 CNN에 크리스에 대해 즉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뉴욕주 검찰은 같은 해 8월 쿠오모 전 주지사가 전·현직 여성 보좌관 11명을 성추행 또는 성희롱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10월 말 기소했다. 베넷은 이날 트위터에 CNN이 그간 크리스를 옹호한 데 대해 “도덕과 근간이 모두 결여된 네트워크를 반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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