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흥행수익 0에도 '장진호' 꺾고 달고나 난리난 中

신경진 입력 2021. 10. 17. 12:51 수정 2021. 10. 1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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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문화면 전면에 실린 ‘당신이 놓쳐선 안 될 K드라마’ 기사. 오징어 게임 외에 시그널, D.P., 나의 아저씨, 이태원 클래스 등 15편의 한국 드라마를 소개했다. [SCMP 캡처]

중국 젊은 층이 애용하는 SNS 웨이보(微博·중국식 트위터)에서 한국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검색어가 중국의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를 두 배 가까이 앞서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의 대대적인 선전과 당국의 관람 종용에도 불구하고 신세대 젊은이는 양극화된 사회 현실을 복고풍 놀이로 고발한 ‘오징어 게임’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현재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의 해시태그 검색어의 ‘오징어 게임’과 ‘장진호’ 검색수치. 각각 20.2억 건, 11.9억 건을 기록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17일 오전 현재 중국 웨이보에서 인기도를 반영하는 해시태그 검색어로 보면 #오징어 게임(魷魚遊戱)#는 20억2000만 건, #장진호(長津湖)#는 11억9000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16일 하루 동안 검색 수치도 ‘장진호’는 928만 8864건이었는데 ‘오징어 게임’은 1456만 4379건을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17일 방영돼 30일 개봉한 ‘장진호’보다 시기상 앞섰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이 방영되는 넷플릭스는 중국에서 차단된 반면, ‘장진호’는 사전 광고로 지난달 17일 이미 134만 건의 검색이 이뤄지고 있었다.


넷플릭스 차단됐는데 인기


임대근 한국외대 인제니움칼리지 교수는 “장진호는 당 선전부를 중심으로 한 탑다운 방식의 홍보 효과인 반면, 오징어 게임은 음식과 놀이 등 한국적 오브제가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전략과 만나 보편화에 성공한 사례”라면서 “2000년대 중반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드라마 ‘대장금’과 유사한 구조”라고 말했다.

단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중국내 흥행수익에는 별 효과가 없다. 넷플릭스가 차단됐으니 ‘오징어 게임’의 중국내 공식 흥행 수입은 0원이다. 이에 비해 장진호는 16일 흥행수익 46억 8600억 위안(8621억원)을 돌파해 2019년 흥행작 ‘유랑지구’를 제치고 중국 역대 흥행 순위 4위로 올라섰다.


인기 불구 공식 흥행수익 0원


이와 관련 장노년층에선 ‘장진호’가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게 중국 인사들의 일반적인 전언이다. 16일 만난 40대 베이징 시민 장(張)씨는 “‘오징어 게임’을 들어 본 적이 없다”면서도 “영화 ‘장진호’는 정류장 포스터와 방송 뉴스를 통해 잘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달고나’를 파는 카페가 베이징 시내에도 등장하고, 녹색 추리닝 등 드라마 소품이 인터넷 쇼핑몰에 등장하는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17일자 홍콩 동방일보 주말판 1면이 전세계의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조명한 기사를 실었다. [동방일보 캡처]

중국과 홍콩 매체도 ‘오징어 게임’ 신드롬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시사주간지 ‘남방주말’은 17일 “‘오징어 게임’ 대박의 배후: 한국 영화·드라마는 왜 시대의 아픔을 사로잡나”란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독특한 경로를 찾았다”며 “미국 드라마 또는 할리우드 장르 드라마에 동아시아 가정 윤리가 담긴 정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이라는 혁신의 길”이라고 분석했다.


“미드에 동아시아 윤리 섞어 한류 혁신”


홍콩 ‘동방일보’는 17일 주말 섹션 1면 전면 기사로 “‘오징어 게임’ 전 세계 정복”을 파헤쳤다. 특히 17일 오후 방영되는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오징어 게임을 소재로 만든 ‘주꾸미 게임’의 예고편으로 인해 벌써 인기 폭발이라고 소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4일자 문화면 전면 기사로 ‘당신이 놓치면 안 될 K드라마’를 싣고 시그널, D.P., 나의 아저씨, 이태원 클래스 등 15편을 소개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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