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도 일단 사, 갚는 건 천천히".. 신용카드 위협하는 BNPL

진상훈 기자 입력 2021. 9. 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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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돈이 부족하거나 없어도 먼저 물건을 구매하고 대금은 대행업체에 나눠서 갚을 수 있는 '선구매 후결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각) 여러 핀테크(fintech·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선구매 후결제(BNPL)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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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돈이 부족하거나 없어도 먼저 물건을 구매하고 대금은 대행업체에 나눠서 갚을 수 있는 ‘선구매 후결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주머니가 얇은 젊은 층이나 신용 점수가 낮은 고객들까지 흡수하면서 신용카드가 주도해 온 결제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스웨덴의 BNPL 서비스 업체 클라나의 앱 화면/클라나 홈페이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각) 여러 핀테크(fintech·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선구매 후결제(BNPL)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온라인 결제 업체인 페이팔은 지난 7일 일본의 BNPL 기업인 페이디를 27억달러(약 3조179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가 이끄는 핀테크 업체 스퀘어가 호주에 기반을 둔 BNPL 기업 애프터페이를 290억달러(약 34조1592억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BNPL은 ‘지금 바로 구매하고 지불은 나중에’라는 뜻의 ‘Buy now, Pay later’를 줄인 말이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면 결제대행업체가 먼저 값을 지불한다. 소비자들은 일정 기간에 걸쳐 대행업체에 대금을 분할 납부하면 된다. 신용카드와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지만, 신용 등급이 낮아도 이용이 가능하고 할부 거래시 수수료가 없거나 매우 적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BNPL은 이 같은 특징을 무기로 구매력이 낮지만, 소비 성향이 큰 젊은 층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특히 신용카드 발급 요건이 까다로운 미국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올리지 못하거나 금융거래 이력이 적은 사람들이 BNPL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신용평가사 페어 아이삭에 따르면 미국 성인 가운데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울 정도로 점수가 낮은 사람들은 약 53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BNPL 서비스로 유입되고 있으며, 미래 잠재 고객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BNPL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조선DB

WSJ에 따르면 26세 여성 소비자인 알렉시스 뤼드케는 인터뷰에서 “현재 신용카드도 갖고 있지만, BNPL을 통한 할부 결제를 더 선호한다”며 “지난달에도 온라인 쇼핑몰인 ‘쉬인’에서 이 서비스를 통해 피부용품과 옷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달러를 바로 지불하는 것보다는 여러 주에 걸쳐 천천히 돈을 갚는 게 더 쉽다”고 덧붙였다.

BNPL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면서 유통 대기업들도 속속 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는 페이팔 창업자인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BNPL 기업 어펌과 손을 잡았다.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와 가정용품 업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 등도 BNPL을 결제 수단에 추가했다.

실제로 이 서비스를 도입한 후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프터페이는 미국의 가맹점들의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82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펌도 지난해 자사 서비스를 통해 이뤄진 구매 규모가 평균 85% 늘었다고 밝혔다.

메이시의 제프 게넷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BNPL 서비스인 클라나를 통한 할부 거래를 이용할 때 고객들이 더 많은 돈을 지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나가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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