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상관 성추행한 공군 부사관.."지휘관이 사건 덮으려 했다" 폭로도

2021. 12. 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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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pi@pressian.com)]공군에서 부사관이 장교를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으나 지휘관이 나서서 이를 덮으려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지휘관이 피해 장교에게 "군 생활 오래 해야 할 것 아니냐"는 등 회유·협박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대대장이 직접 피해자를 회유했다. 피해자 조사를 중단시키고 피해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압박했다"면서 관련 녹취록과 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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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성추행 가해자의 변호인은 공군 법무실 출신 전관..이예람 중사 사건과 판박이'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공군에서 부사관이 장교를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으나 지휘관이 나서서 이를 덮으려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지휘관이 피해 장교에게 "군 생활 오래 해야 할 것 아니냐"는 등 회유·협박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8일 군인권센터는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이같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의 설명에 따르면 공군 제1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 소속 A 상사는 상관인 장교에게 지속적으로 사적인 연락을 취하며 "만나자", "마사지를 해주겠다"는 등 성희롱했다. 지난 4월6일에는 피해 장교의 귀와 어깨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다. 피해 장교는 사건 발생 사흘 뒤인 4월9일 대대장(지휘관)인 B 중령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B 중령은 피해자에게 "형사 사건화할 경우 지휘자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보여지거나 역고소를 당할 수 있다"며 피해자를 회유·협박했다. 피해자가 고소 의사를 굽히지 않아 4월12일 수사 개시가 예정됐으나 B 중령은 피해자 진술서 작성과 조사를 중단시켰다. 당시 2차 가해 끝에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제20전투비행단 사건이 알려지며 '국방부 성폭력특별조사'가 진행됐지만 B 중령은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하도록 피해자에게 상관모욕 혐의를 적용해 타부서로 전출하려고 했다. B 중령은 가해자 A 상사를 석 달 만에 복귀시키며 피해자에게 "A 상사의 전출로 네가(피해자가) 얻을 수 있는 건 없다"면서 이어 피해자를 되레 비편제 작전장교로 배치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가했다. 군인권센터는 "대대장이 직접 피해자를 회유했다. 피해자 조사를 중단시키고 피해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압박했다"면서 관련 녹취록과 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피해자는 지난 7월12일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에 A 상사와 B 중령을 각각 강제추행, 보복·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군 검찰은 지난 10월 "A 상사가 성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결정했다. A 상사는 피해자를 만진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검찰은 또 B 중령도 "피해자가 형사 절차 진행을 원치 않아 배려한 것"이라며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군인권센터는 피해자는 불기소 처분에 대해 재정신청을 했으나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판박이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A 상사의 변호인이 공군본부 법무실에서 근무하다가 2014년 전역한 전관 변호사"라며 "공군본부 법무실의 상습적 전관예우와 가해자 봐주기는 공고한 조직 문화"라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앞서 지난 5월 제20전투비행단 2차 가해 사건에서도 전관예우가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군인권센터는 그러면서 "국방부는 피해자의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A 상사와 B 중령을 기소해야 한다"며 "또 A 상사에 대한 불기소 논리가 공군본부 법무실의 어느 선까지 보고되고 결재됐는지 감찰 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공군 10전투비행단 여군 장교 강제추행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공군본부 보통검찰부는 기자회견 후 "A 상사의 강제추행 혐의는 형사처벌 대상 행위로 보기 어려웠으며 B 중령은 협박 등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면서도 "각각 비위사실이 인정돼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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