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남 아파트 아지트 삼아..'세차하라' 하면 카메라 설치
[뉴스데스크] ◀ 앵커 ▶
권 씨의 범행은 혼자 저지른 게 아니었습니다.
불법 촬영의 대상이 된 여성을 소개해주거나 촬영을 미리 준비하는 비서까지 있었습니다.
"세차를 준비하라"는 암호 문자를 보내면 미리 카메라를 충전해놓는 식이었습니다.
MBC에 범행을 인정한 권 씨, 오늘 해외로 도망가려다 공항에서 체포됐습니다.
임명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아파트.
권 씨는 이곳 45평형을 지난 8월에 임대했습니다.
현재 임대시세가 보증금 3억에 월세 6백만 원 정도인데, 권 씨는 2년치 월세를 선불로 냈다고 합니다.
권 씨는 여기를 아지트 삼아 지인들과 어울리며 불법 촬영을 했습니다.
[권 씨] "(여성들이) 늘 재밌게 와서 재밌게 놀고 갔습니다. 제가 좀 잘못한 건 (동영상을) 몰래 찍어놓고 제가 소유하고 있다는 건데…"
불법 촬영용 카메라는 방안 옷장 안에 몰래 숨겨놨는데, 개인 비서에게 설치하라고 시켰습니다.
권 씨가 SNS 메신저로 4시까지 '세차'준비를 해놓으라고 얘기하자 비서가 알겠다고 대답합니다.
권 씨가 "'세차'를 충전해 두면 자신이 직접 설치하겠다"는 얘기도 합니다.
마치 "차를 세차하라"고 시키는 것처럼 암호를 사용한 겁니다.
[권 씨] "그건 하나의 은어였고요. <왜 세차라고 표현하신 거죠?> 중간에 대놓고 얘기할 수 없잖아요. (카메라를) 충전을 해야 돼서 그런 거예요. <옷과 옷 사이에 숨긴 건가요?> 그건 그냥 올려놨어요."
권 씨는 "죄송하다"며 여러차례 사과했습니다.
[권 씨] "죄송합니다. 제발 좀 살려주십시오. 다 지우고 하드 날리고 다 없애겠습니다. 그런 일 다시는 없도록 하겠습니다."
MBC는 권 씨가 불법촬영을 시인한 직후, 확보한 모든 자료와 증언을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 수사대에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권 씨가 취재진과 헤어진 뒤 인천공항으로 향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경찰은 반나절 동안 추적을 한 끝에 오늘 저녁 미국 LA로 출국하려던 권 씨를 공항 지하주차장에서 긴급체포했습니다.
체포 당시 권 씨는 자신의 람보르기니 차량에 컴퓨터 본체 3대를 챙겨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잘못 인정한다고 해놓고 왜 도주하셨습니까?> "…"
경찰은 제보자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에 나서는 동시에, 권 씨에게서 컴퓨터를 압수하고,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임명찬 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 영상편집 :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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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장영근 / 영상편집 : 류다예
임명찬 기자 (chan2@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22198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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