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집에 있는 토리, 사과 사진은 누가 찍었나..'미스터리 셋'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전두환도 정치를 잘했다"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윤 전 총장은 최초 유감을 표한 뒤 곧바로 "송구하다"는 메시지를 한 번 더 내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같은 날 윤 전 총장의 반려견 '토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토리스타그램'에는 '토리'에게 '사과' 열매를 주는 사진이 올라왔다. 윤석열 캠프는 사진을 삭제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사과는 개나 준다는 의미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은 여러모로 미스터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을 찍은 이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재한 이유 모두 상식적으로 설명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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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도대체 왜 찍은 사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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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는 윤 전 총장의 반려견이다. 윤 전 총장의 집에 살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 윤 전 총장은 '토리'와 함께 찍힌 일상 사진을 '토리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해왔다. 사과를 주는 사진 역시 윤 전 총장의 집에서 촬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토리'가 자연스럽게 사과를 주시하고 있는 구도가 아니다. 한 사람이 손 위에 사과를 들고 '토리'를 향해 내밀고 있는 모습이다. 즉 '개에게 사과를 주는' 구도를 의도해서 찍은 사진이란 의미다.

그럼 손에 든 사과를 '토리'를 향해 내민 인물은 누구일까. 윤 전 총장 측이 이에 대해 별도로 설명을 한 바는 없다. 윤 전 총장의 자택에 들어가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의도적으로 찍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일단 윤 전 총장의 일상을 담은 사진은 부인 김건희씨 등 가족이 제공하거나, 소수의 실무팀 관계자가 주기적으로 자택을 직접 방문해 촬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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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린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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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은 사람과 인스타그램에 글을 게재한 사람이 동일 인물인지도 파악이 안 된다. 일단 윤석열 캠프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카드뉴스 등은 LG애드 출신인 광고전문가 유현석 홍보실장이 담당하고 있다. SNS 총괄팀은 10명 이하의 소규모 인원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김건희씨도 SNS 관련 아이디어를 적극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리'를 활용해 딱딱한 검사 이미지를 벗으려는 SNS 홍보 전략 자체가 김씨의 아이디어였다는 말도 나온다.

일단 윤석열 캠프는 이번 글을 두고 '실무자'가 올렸다고 해명하고 있다. 유 실장이나 김건희씨가 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토리'의 인스타그램 계정 관리는 캠프 소관이 아니며 SNS 관리 팀이 별도로 있다"면서도 "누가 관리하는진 정확히 모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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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올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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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 실수'로 보지 않는다. '사과' 열매를 이용한 게시물이 최근 반복적으로 윤 전 총장 관련 SNS에 게재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 캠프는 지난 20일 SNS '사과' 게시물 때문에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윤 전 총장의 인스타그램에 윤 전 총장의 돌잔치 사진을 게재하며 "석열이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다"고 글을 썼는데, 이를 두고 "국민의 '전두환 발언' 사과 요구를 비꼬는 거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던 바 있다.

즉 '토리스타그램'에도 '사과'를 이용한 게시물을 올릴 경우 마찬가지로 비판 여론이 들끓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윤석열 캠프는 "가벼운 마음으로"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렸다고 하는데, 이미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우리집괭이들은_인도사과안묵어예', '#느그는추루무라!'라는 해시태그가 달려 있기도 하다. 인터넷 은어와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 쓴 말인데, 사실상 "우리는 사과 안 먹는다. 너희들이 먹어라"라는 말로 해석된다.

전두환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가벼운' 의도로 쓴 게시물이라면 이런 해시태그를 붙인 것을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개인도 아니고 "관리 팀"이 작성하는 SNS 글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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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