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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카드' 사용내역 깜짝 공개에.."더 좋은 거 드시지" "짠하다"

박민식 입력 2021. 07. 15. 19:30 수정 2021. 07. 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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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청장 업무 추진비 사용 내역 SNS로 알려져
배달가능한 분식점·김밥집·한식당 대부분
"미안하네요" "정말 청렴한 분" 등 반응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4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50대 예방접종 사전예약 오류 개선 등과 관련한 긴급 브리핑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전 예약 오류로 또 한번 고개를 숙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화제다.

내역이 처음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문제 삼기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배달이 가능한 음식점 위주로 사용한 내역을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고된 업무로 힘들 텐데 더 맛있는 것 드시라"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5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된 '2021년 6월 청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이란 제목의 파일을 보면 정 청장은 지난달 32차례에 걸쳐 업무추진비 399만5,400원(총 251명)을 사용했다. 이 파일은 7일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것과 같았다.

대부분 코로나19 관련 업무나 회의와 관련해, 1인당 평균 1만6,000원가량 사용한 것이다. 이는 김영란법이 규정한 1인당 3만 원 한도의 절반 수준이다.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곳에는 호텔 등 값비싼 유명 음식점은 없었다. 대신 질병관리청이 있는 충북 청주시 오송역 인근의 배달이 가능한 한정식 전문점이나 분식점, 김밥집 등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코로나19 관련 회의, 백신 분야 전문가 자문회의, 국회 회의 관련 등으로 인해 사용된 업무추진비 결제 시각이 점심 식사를 앞둔 11시 30분 이전이거나 저녁식사를 앞둔 오후 6시 이전이 많았다. 회의 후 참석자들이 식당에서 식사했다면 이처럼 이른 시각에 결제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온라인의 내역은 실제 청장님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 내역이 맞다"며 "청장님이나 직원들이 대부분 구내식당을 이용하기보다는 외부에서 도시락을 배달시켜 식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상황이 계속되기도 하고 혹시나 확진자가 나오면 방역 업무가 크게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모여서 먹지 않으려 하는 분위기"라며 "결국 대부분 도시락을 배달시켜 식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카드' 사용 내역을 본 네티즌들은 "소시민들에게도 익숙한 체인점 이름들이 많네요. 오래 고생하고 계신데 식사라도 제대로 하시지 포장 간편한 곳에서만 사드신 것 같군요"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또 다른 이들은 "조금 더 좋은 거 드셔도 비난할 사람 아무도 없을 거예요", "정말 청렴하신 분이네요", "일하는 사람은 밥 더 잘 먹어야 하는데 뭔가 미안하네요", "일하는 거 보면 삼시세끼 소고기 드셔도 될 것 같은데 안 드셔서 논란" 등 '짠한' 반응을 보였다.


5명이 도넛 5,000원어치로 아침 때우기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6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트위터 캡처

출장이 잦은 서울 여의도 국회 및 서울역 주변의 음식점 제과점 카페 등에서도 업무추진비가 사용됐다.

특히 지난달 16일 오전 7시53분에는 공항철도 서울역의 한 도넛전문점에서 5명이 5,000원을 결제한 경우도 있었다. '상임위 전체회의 대비 검토'라고 쓰여 있는 점으로 미뤄 보면, 업무협의차 아침 일찍 국회로 출장 가는 도중에 1인당 1개 1,000원 안팎인 도넛 1개로 끼니를 때운 것으로 추정된다.

한 네티즌은 이 결제 내역을 지목하며 "1명이 도넛 한 개도 제대로 못 먹은 셈"이라며 "국가는 질병청에 1인 2도넛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4인 모임 금지 위반" 주장에 "한꺼번에 계산했을 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백신 50대 사전예약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주=뉴스1

일부 네티즌은 지난해 연말부터 실시되고 있는 사적 모임 금지 기준인 4인을 초과해 사용한 내역을 근거로 "방역수칙 위반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부는 업무를 위해 여러 명이 모이는 회의는 상관없지만, 회의 후 함께 식사하는 것은 5인 이상 모임 금지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청장님이 식사하는 경우에는 회의 참석자와 배석자 등 4인으로 한정하고, 별도 공간에서 식사할 수밖에 없는 수행비서 등은 한꺼번에 결제만 한다"고 설명했다.

4월에도 일부 매체가 '권덕철 복지부 장관이 5인 이상 식사해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는 취지로 보도하자 복지부는 "같은 식당에서 수행비서, 운전원 등이 식사했으나 이는 장관을 보좌하는 목적으로 직원들이 별도 분리된 공간에서 상호 교류 활동 없이 한 식사"라고 구분했다.

이어 "보통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장관의 다음 일정을 준비하는 수행비서와 운전원 등의 식사는 장관 등 일행의 식사와 동일한 목적으로 공동의 활동을 공유하는 모임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방역 수칙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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