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나무· 주목 등 고산 침엽수종, 멸종위기에서 구해낸다

박진환 입력 2021. 10. 19. 11:10 수정 2021. 10. 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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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제2차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보전·복원대책 발표
생태계 조사·어린나무 자연발생 유도 등 자연기반해법 적용
임상섭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이 19일 정부대전청사 브리핑룸에서 ‘제2차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보전 · 복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주목 등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에 대한 보전 및 복원 대책이 마련, 본격 시행된다. 산림청은 19일 최근 개체수와 분포면적 감소로 생육을 위협받는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을 보전하기 위해 ‘제2차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보전·복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산림청은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주목, 눈잣나무, 눈측백, 눈향나무 등 7대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을 중점 보전대상으로 선정해 2016년부터 관리 중이다. 이번 제2차 대책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의 정책과제 이행결과를 평가하고, 향후 여건 변화를 전망해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의 보전·복원을 위한 앞으로 5년간(2022∼2026년)의 정책과제를 제시한다. 1차 대책의 주요 성과로는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통한 공간정보를 구축해 2년 주기의 현장 점검을 도입하고, 현지외보존원 조성 등 보전기반 마련에 착수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현지외보존원은 생물다양성의 구성요소를 자연서식지 외에 보전하는 것으로 종보존을 위한 후계림 육성, 복원재료 확보 등을 위한 조치를 말한다. 전국 분포현황을 조사한 결과, 7대 고산 침엽수종은 한라산, 지리산 등 전국 31개 산지 1만 2094㏊(우리나라 산림면적의 0.19%)에 걸쳐 370여만그루가 생육하고 있다. 1차 점검 결과, 구상나무림은 33%, 분비나무림 31%, 가문비나무림 40% 등 전체 평균 32%의 쇠퇴도로 2년 전 조사와 비교해 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산 침엽수종의 개체군 유지를 위해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주요 산지에 현지외보존원 3개소(봉화, 제주, 무주) 8.6㏊를 조성해 구상나무 등 1만 3000여본의 후계목을 육성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2차 대책의 주요 내용은 △현지조사방식 개선 및 원격탐사 기반의 공간 관리체계 강화 △복원 지침(가이드라인) 개발 및 복원소재 국가관리 체계 확립 △현지 내·외 보전사업 본격화 △연구·협력의 활성화 및 추진기반 정비 등을 골자로 한다. 우선 정밀조사 도입 및 장기 분포변화 예측 체계를 마련하는 등 고산 침엽수종 점검(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기존 현장 점검과 함께 생육 유형별 서식지 환경 특성을 정밀 조사해 쇠퇴 원인에 대한 가설을 검증하고, 조사결과의 축적 및 활용을 위한 정보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전국 산림에 구축된 산악기상관측망 관측 정보와 위성정보 기반의 산림생태계 상시감시 체계를 구축해 고산 침엽수종 취약지역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현지 내 보전 방안을 지원한다. 또 체계적인 복원을 위한 표준절차 및 지침을 마련하고, 복원소재의 국가 관리체계 확립 등 고산 침엽수종 보전·복원 사업의 실행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수종·집단별 복원 우선순위 선정을 위해 자생 집단의 유전다양성을 평가하고, 복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대상지 특성평가를 수행한다. 복원소재는 유전다양성의 유지를 위해 철저한 이력관리를 시행하고, 검증된 복원소재의 안정된 공급을 위해 종자 수집, 증식, 공급에 이르기까지 국가에서 엄격히 관리한다. 증식에 장기간 소요되는 특성을 고려한 전담 증식센터를 설치한다.

고산 침엽수종의 천연갱신 유도를 위한 실연사업을 추진하는 등 현지내·외 보전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천연갱신은 기존의 나무에서 떨어진 종자나 뿌리, 그루터기의 움싹 등 자연의 힘으로 후계림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자생지 내 생육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해 천연갱신을 유도하고, 사업 실행지와 미 실행지의 생육상태 변화 및 어린나무 발생량 등을 비교해 고사원인에 따른 관리방안을 마련한다. 자연적으로 후계림 형성이 어려운 집단은 현지외보존원 조성을 통해 야생에서의 절멸을 방지하고, 체계적인 이력관리를 바탕으로 비교적 충분한 복원재료를 확보한 구상나무, 분비나무를 시작으로 시험규모의 복원사업을 추진한다.

고산 침엽수종 보전을 위한 연구·협력을 활성화하고, 조직 확충 등 추진기반을 정비한다. 생육환경 개선사업 실행 및 미실행지 비교분석 등 현장기반의 연구를 활성화하고, 구상나무의 유전다양성 유지·관리 및 기타 수종의 복원기술을 개발한다. 전국 9개소에 설치된 산림생태관리센터는 현장 중심의 연구기관으로 기능을 강화해 지역별 기후위기에 취약한 수종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점검 특화기관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임상섭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이번 제2차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보전·복원 대책은 제1차 대책을 좀 더 구체화해 실행에 착수하기 위한 정책 과제를 담았다”며 “앞으로도 고산 침엽수종의 쇠퇴현상을 완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환 (pow1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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