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헝다 “일부 이자 지급할 것” 발표... 주가 17.6% 오른채 마감

김정훈 기자 2021. 9. 2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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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설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이 불확실성을 털어내지 못했다. 23일까지 갚아야 할 이자는 간신히 막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헝다의 몰락을 방치할지, 직접 개입해 국유화에 나설지 등 여러 엇갈린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다. 어떤 결말이든 중국 정부가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금 압박을 받아온 헝다는 이날까지 달러화 표시 채권의 이자 988억원(8350만달러)과 위안화 표시 채권의 이자 425억원(2억3200만위안)을 갚아야 했다. 헝다가 떠안고 있는 357조원(1조9500억위안) 규모의 초대형 부채 폭탄이 연쇄적으로 터지면 150만명으로 추산되는 선(先)분양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8440개 협력사가 줄도산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헝다그룹 일단 부도 위기 넘긴 듯

23일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쉬자인(許家印) 헝다 회장은 전날인 22일 밤 11시 회사 임원 등 4000명을 소집해 심야 회의를 열고 “순조롭게 부동산을 인도하는 것은 회사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의무이고 책임”이라고 했다. 헝다가 어떤 방식으로 이날 지불해야 하는 채권 이자를 지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단 개별 협약으로 묶여 있는 중국 내 채권 이자(425억원)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언급하지 않은 달러 채권 이자(988억원)는 계약상 30일간 지급을 연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헝다 주가는 연휴가 끝난 후 처음 열린 이날 증시에서 17.6% 상승 마감했다.

시장의 불안감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헝다 파산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헝다의 2대 주주인 홍콩 부동산 투자 그룹 화런즈예는 21일까지 헝다 주식 1억900만주를 매각했으며, 보유하고 있는 7억5100만주도 전량 매각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가 헝다 지분을 모두 팔면 예상 손실액이 1조4300억원에 이른다. 헝다의 정상화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헝다는 오는 29일 별도의 채권 이자 562억원(4750만달러)을 지불해야 하며,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 105조원 중 절반가량을 연내에 해결해야 한다. 헝다는 변제 계획을 아직까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헝다의 상황은 중국 특유의 문제로 보인다”며 헝다의 위기가 중국 외 다른 나라 금융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부도 처리, 국유화 등 엇갈린 전망

중국 정부는 헝다의 처리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홍콩 명보는 중국 당국이 헝다를 3개 법인으로 나누고 그중 부동산 부문을 국유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당국이 지방 정부들에 헝다그룹의 잠재적인 몰락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헝다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 같지 않다”며 “중국 내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 회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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