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위기 몰린 헝다.."中부동산 규제 중장기 봐야"

이은정 입력 2021. 9. 2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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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17.6% 급등 이후 24일 11.6% 급락
작년 8월 부동산 규제에 주가 지속 내림세
헝다 주주 지분 대거 처분..계열사도 뚝뚝
"中부동산규제 중장기 봐야..단기변동성도有"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헝다그룹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약속한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는 양상이다. 이에 급등했던 주가는 또다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헝다가 혹여 파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중국 정부의 규제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관련주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AFP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헝다그룹 주가는 지난 23일 8거래일 만에 무려 17.6% 상승했다. 그러나 24일 달러화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11.6% 하락했다. 하반기 들어서만(7월2일 대비) 76.7% 내렸다.

헝다그룹 주가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급락한 이후 국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부동산 자금 유입 기대감이 커지며 다시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기업에 3대 레드라인을 제시하며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됐고 올 들어 급락세를 이어왔다.

“헝다우려 파산 면해도 부동산 관련株 반등은 제한적”

헝다그룹은 채권 디폴트와 파산 우려가 확대되면서 중국 내 시스템적 금융리스크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후 헝다그룹이 일부 채권에 대한 이자지급을 약속한 이후 주가·채권 가격이 강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날 헝다그룹이 별 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중국 정부가 “헝다 부도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외신이 보도되는 등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다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헝다그룹이 리스크가 심화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업종과 관련 기업의 주가 반등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중국 정부 규제에 따른 밸류에이션 멀티플 훼손이 불가피한 가운데 주가 반등을 위해 필요한 이익 회복도 쉽지 않다는 평이다. 중국 정부는 개인 주택담보대출을 위한 자금줄도 조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헝다그룹 관련 상장사들도 주가 부진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헝다그룹과 헝다자동차, 헝다물업 등은 투자자 신뢰가 꺾이면서 올 들어 주가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 부동산 시장 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던 주요 주주들이 올해 처분한 헝다그룹 지분은 2975만7000주로 총 1억5000만위안 규모다. 그 중 1억위안 이상이 하반기에 들어 처분됐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주주들이 단기간 내 대규모로 헝다그룹을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동안 없었던 지분 축소 움직임이 지속된다면 기타 기관·일반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中부동산 규제 중장기 봐야…내년 상반기까지 변동요인”

다만 중국 부동산 시장 규제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은 주거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다’라는 기조 아래 부동산 버블을 줄여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과거에는 단순히 불법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을 막고 이에 따른 부동산가격 급등 방지에 주력했다면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전방위적인 통제가 추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채널을 통제하면서 부동산 개발기업들의 투자자금 및 개인들의 주택담보대출 등의 증가속도를 늦추고 있다”며 “회색코뿔소 개념으로만 남겨뒀던 부동산시장을 본격적으로 문제삼고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지속될 수 있어 중장기적 사이클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앞서 헝다그룹은 2020년 연간 실적발표에서 중장기적 부채 축소전략을 제시했다. 이에 예상치 못하게 파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다만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헝다그룹의 유이자부채는 5717억7500만위안이다. 그 중 향후 1년내, 1~2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 규모가 각각 2400억위안·1568억위안으로 전체 유이자부채의 69.4%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및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감독관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는 헝다그룹에 의한 노이즈가 시장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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