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일 뛰어드는 차세대 원전 시장.. 한국은?

권가림 기자 입력 2021. 7. 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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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원전산업의 미래는②] '사용후핵연료 줄인' 4세대 연구도 치열

[편집자주]세계 주요국이 SMR(소형 모듈 원자로)을 주목하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저렴하고 안전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차세대 에너지 생산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을 하지 않는 대신 수출로 방향을 전환한 국내 원전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를 줄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은 3.5세대를 넘어 4세대 원전 개발까지 주도하는 상황이다. SMR의 특징과 국가별 개발 정책 현황을 짚어보고 한국 원전산업이 가야 할 길을 분석해본다.

뉴스케일 SMR(소형모듈원자로)이 제작되는 모습. /사진=FLOUR
차세대 원전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시작됐다. 12년 후 390조~620조원 규모의 SMR(소형 모듈 원자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2년 세계 첫 소형 원전인 시스템 일체형 원자로(SMART)를 개발하고도 10년째 상용화하지 못한 한국은 향후 8년 동안 한국형 혁신 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에 4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SMR 투자 레이스의 총성은 울려 퍼진 상태다. 3.5세대를 뛰어넘어 4세대 원자로 개발까지 도달하려면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0개 SMR 사업 진행 중… 한국도 3.5세대 모델 추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17기)·러시아(17기)·중국(8기)·일본(7기)·한국(2기)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70여기의 SMR이 개발되고 있다. 노형별로는 가압경수로(PWR) 등 경수로형 원전이 31기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4세대 원전 초고온가스로 14기 ▲고속중성자로 11기 ▲용융염로 10기 등도 연구되고 있다.

SMR은 기당 발전용량이 300㎿(메가와트·발전용량 단위) 안팎이다. 규모가 기존 1000~1500㎿급 대형 원전의 3분의1 이하인 데다 주요 계통 설비를 한데 모아 넣어 안전성이 높다. 건설 기간은 3년 이내로 5년에 이르는 대형 원전보다 짧다. 송배전망 구축이 어려운 곳에서 대규모 전력이 필요할 때 설치하기도 유리하다. 2030~2040년에 이르면 매년 약 3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 교체 수요를 두고 SMR이 디젤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들은 재생 가능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의 보완책으로 SMR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가장 앞서 나가는 건 미국이다. 현재 실제 시제품 제작에 돌입한 SMR 개발사는 미국의 원전 전문 회사 ‘뉴스케일파워’가 유일하다. 뉴스케일파워는 발전사 UAMPS를 앞세워 아이다호주에 발전 용량 60㎿급 SMR 12기로 이뤄진 원전 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3년 건설에 착수해 2029년에 1기를, 나머지 11기는 2030년 상업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뉴스케일의 사업이 확장될수록 두산중공업도 수주 릴레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국내 투자사 등과 함께 뉴스케일 측에 52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두산중공업은 내년부터 미국 아이다호주에 건설 예정인 SMR의 핵심 기기인 주기기와 주단소재 등의 제작에 착수할 예정이다. 당초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을 통해 2030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수주를 기대했으나 이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GS에너지도 뉴스케일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최근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용 SMR 기술을 개발하려 한국전력기술과 손을 잡았다. 해양 부유체 설계 제작 기술을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은 해양용 소형 원전인 ‘BANDI-60’을 개발한 한전기술과 해양부유식 원전개발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발전소 구축이 어려운 동남아시아 도서 지역 등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경험·투자 살려 연구 공백 메워야”


주요국들은 4세대 원자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전은 개발 단계에 따라 1~4세대로 나뉜다. 1세대는 인류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를 가리킨다. 2세대는 1970년대 말 설립된 원자로를, 3세대는 1990년대 이후 설립된 원자로를 뜻한다.

4세대 원자로는 물 대신 가스나 용융염 등을 냉각재로 사용해 핵연료 사용주기를 높이고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 원자로와 차별화된다. 냉각재에 쓰이는 소재 등에 따라 SFR(소듐냉각고속로)·VHTR(초고온가스로)·LFR(납냉각고속로)·MSR(용융염원자로)·SCWR(초임계압수냉각로)·GFR(가스냉각고속로) 등으로 구별된다. 특히 MSR과 SFR 등은 사용 후 핵연료를 줄일 수 있어 각국 정부와 기업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한국 정부는 8년 동안 한국형 혁신 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에 4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자체 개발한 SMART를 개량해 혁신형 SMR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MART는 기존 원자로보다 계통을 단순화하고 모듈화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3.5세대로 불린다. 강한옥 한국원자력연구원 SMART원자로기술개발부 부장은 “현재 개발되는 경수로형 SMR은 2020~2030년대를 바라보고 개발하는 것이고 2030년대 후반부터는 4세대 원자로가 상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원전 스타트업 테라파워와 워런 버핏 회장 소유의 전력회사 퍼시피코프는 SFR을 점찍었다. 소듐은 대기압에서 끓는점이 880도여서 폭발 위험이 거의 없다. 국내에서도 1997년부터 SFR를 연구해 왔지만 전기 생산용이 아닌 사용 후 핵연료를 태우는 용도로 설계돼 있어 이를 전력 생산용으로 바꾸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은 방사능 누출이 없는 VHTR 개발을, 러시아는 잠수함 동력원으로 썼던 LFR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한국원자력연구원도 MSR을 탑재한 원자력 추진선을 설계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한국도 차세대 원전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투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지난 4년 동안 원자로 연구 강도가 낮아졌다”며 “연구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차세대 원전 기술을 진일보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이 공조해 사용 후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SFR과 연계해 연구해왔다”며 “올해 후속 연구 진행에 합의해 기술개발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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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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