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1억으로 '스타일러' 77대 구입한 해남군..의원실도 1대씩

박진규 기자 2021. 12. 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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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이 정부에서 받은 1억원의 상사업비로 고가의 스타일러(의류관리기)를 구입해 사무실에 비치하면서 예산 오남용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스타일러 구입 비용은 지난 5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정부합동평가에서 해남군이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받은 상사업비 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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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사기진작 차원 대당 120만원 주고 구입
예산 오남용 지적..여수시는 복지관 시설개선 사용
해남군이 2021년 정부합동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상사업비 1억원과 포상금 1500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해남군 제공)2021.5.13/뉴스1

(해남=뉴스1) 박진규 기자 = 전남 해남군이 정부에서 받은 1억원의 상사업비로 고가의 스타일러(의류관리기)를 구입해 사무실에 비치하면서 예산 오남용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8일 군에 따르면 지난 9월 신청사 입주와 함께 업무를 시작한 해남군이 최근 각 사무실에 스타일러를 비치했다.

1대당 120만원 상당으로 총 77대를 구입한 군은 본청 실과와 사업소(외청 포함), 읍·면, 의회사무과 등에 스타일러를 설치됐다. 또 군의회에는 의원 1인당 1대씩 총 11대를 비치했다.

스타일러 구입 비용은 지난 5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정부합동평가에서 해남군이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받은 상사업비 1억원이다.

이 돈으로 직원 편익을 위해 지난 8월말 3차 추경에 근무환경 개선 사업 예산을 편성했다.

환경미화원들의 숙소에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스타일러 대신 세탁기와 건조기를 지원했다.

문제는 스타일러의 필요성이다. 공직 업무 특성상 악취현장을 다니거나 외부 활동이 많지 않음에도 각 사무실마다 스타일러를 배치하면서 세금낭비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통상 1시간 이상 이용해야 하는 스타일러 특성상 각 실과에서는 간부 공무원과 하위직 공무원간 서로 눈치를 보며 사용하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런 눈치보기로 인해 일부 부서는 아예 스타일러의 전원 자체를 끈 채 사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는 하소연이다.

상사업비란 정부나 상급 자치단체가 우수한 성과를 낸 하위 자치단체 등에 인센티브로 주는 사업비로 일반적으로 업무수행에 필요한 예산으로 활용한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상사업비를 세입예산으로 편성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해남군은 스타일러가 사치 품목이 아니며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필요한 물품이라는 주장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정부 상사업비는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 등에 사용하도록 정해져 있어 직원들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 끝에 스타일러를 구입했다"면서 "다들 집에 스타일러 한 대씩은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받은 상사업비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비용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취약시설 개보수 등 좀 더 의미있는 곳에 사용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의 한 지자체 공무원은 "목적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사업비라도 필요한 곳에 꼭 써야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전형적인 예산 오남용 사례"라고 꼬집었다.

여수시의 경우 올해 정부합동평가 3위에 선정돼 받은 상사업비 1억5000만원을 복지관 창호교체와 노인요양시설 보수, 치매전담보호센터 장비 보강 등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정부 평가로 받은 상사업비의 용도는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민들을 위해 사용해야지, 다른 데 쓰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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