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가 키운 美ETF..돈나무 누나 제쳤다

문지웅 입력 2021. 10. 21. 18:06 수정 2021. 10. 2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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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이 인수한 美글로벌엑스
운용자산 규모 400억달러 돌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 결단으로 2018년 1월 인수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운용사 글로벌엑스가 최근 '돈나무 누나'로 널리 알려진 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 규모를 추월했다. 박 회장은 ETF 시장이 향후 미래 먹거리가 된다는 판단에 전격적으로 글로벌엑스 인수를 주도한 바 있다. 인수 3년 만에 글로벌엑스 자산은 4배 가까이 급증하며 박 회장 판단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시 우드의 아크는 지난해 파괴적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이노베이션ETF(ARKK)'가 152%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리며 전 세계 투자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아크 운용자산(AUM) 규모는 2019년 말 31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351억달러로 10배 이상 폭풍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주요 ETF 수익률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성장에 제동이 걸렸고 마침내 미래에셋의 글로벌엑스에 추월당했다.

21일 미국 ETF 통계 사이트 ETF.com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글로벌엑스의 미국 내 ETF AUM은 403억3100만달러로 402억3300만달러인 아크를 뛰어넘었다.

글로벌엑스가 규모 면에서 아크를 넘어선 건 2020년 9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아크는 2019년까지만 해도 작은 운용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액티브 ETF 돌풍을 일으키며 AUM이 300억달러 가까이 늘어 글로벌엑스를 크게 따돌렸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난다. 리튬 우라늄 인프라스트럭처 등 글로벌 메가 테마 발굴에 적중한 ETF가 강세를 보이며 글로벌엑스 AUM은 지난해 말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말 208억5700만달러였던 글로벌엑스 운용 규모는 최근 400억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수익률 부진의 늪에 빠진 아크는 운용 규모가 지금까지 50억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아크를 대표하는 ARKK의 올해 수익률은 -4.65%에 그친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인류의 삶을 이끌고 변화시키는 테마에 집중한 게 시장 투자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테마ETF' 글로벌엑스…우라늄 93% 수익

캐시우드 추월한 박현주ETF

지수추종 ETF시대 저물고
테마형 ETF로 자금 몰려
3분기까지 323억弗 유입

글로벌엑스, 시장트렌드 읽어
리튬 43%·인프라 28% 수익
"글로벌엑스 상장지수펀드(ETF) 테마에는 없는 게 없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글로벌엑스가 화제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하던 대표지수 추종형 ETF 시대가 저물고 글로벌 메가 트렌드를 좇는 테마형 ETF 시대에 글로벌엑스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2018년 1월 '자본의 세계화'를 외치며 글로벌엑스 인수에 성공했다.

공모펀드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에 전 세계 ETF 시장은 편리성·효율성이 부각되며 고속 성장 중이다. 특히 테마형 ETF에 대한 전 세계 투자자들 관심이 뜨겁다. 테마 투자는 구조적·장기 성장이 예상되는 테마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미국에 상장된 테마형 ETF에 자금 323억달러가 유입됐다. 지난해 1년간 유입된 316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글로벌엑스가 올해 2배 가까이 급성한 것도 '테마형 ETF 맛집'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엑스 ETF 라인업을 보면 리튬, 우라늄 등 천연자원 테마부터 인프라스트럭처, 로봇, 자율주행,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시장을 주도하는 테마가 거의 다 있다.

글로벌엑스가 올해 빅 히트를 친 상품을 보면 강력한 테마가 돋보인다. 51억달러로 글로벌엑스가 운용하는 ETF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리튬&배터리 테크 ETF(LIT)'는 전기차 테마가 적중하며 올해 연초 이후 43.61%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세계 1위 리튬 공급사인 미국 앨버말 비중이 13.84%로 가장 높고,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기업도 10% 정도 담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엑스의 인프라 개발 ETF인 PAVE도 투자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PAVE 규모는 45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8.29%로 S&P500 상승률인 20%를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원자력발전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우라늄 가격이 급등하자 대표적인 우라늄 ETF인 '글로벌엑스 우라늄 ETF(UR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0%에 육박하고 있다. URA 규모도 10억달러를 돌파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우라늄 ETF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탄소를 줄이기 위해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부족 현상을 원전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전력난을 방치하면 공급망 문제로 이어져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우라늄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보틱스&인공지능(BOTZ), 클라우드 컴퓨팅(CLOU), 핀테크(FINX), 블록체인(BKCH), 수소(HYDR), 사이버 보안(BUG) 등 글로벌엑스는 최근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거의 모든 테마에 대한 ETF 상품을 구축하고 있다.

한편 ETF 정보제공 업체 ETFGI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미래에셋 타이거(TIGER) ETF와 글로벌엑스 ETF를 합친 전체 운용 규모는 742억달러로, 약 90조원에 이른다. JP모건과 아문디를 근소한 차이로 추격 중이다. 글로벌 톱10에는 ETF 시장 규모(순자산 기준)가 우리보다 10배 큰 노무라, 닛코, 다이와 등 일본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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