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남고 누가 떠날까..삼성전자 임원 10명중 6명 1970년대생 'IMF 학번'

류영상 입력 2021. 9. 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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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차, SK하이닉스, LG전자, 포스코 남성 임원 비중 95% 차지
71년생 임원 42명 최다 발탁..61년생은 40명이나 퇴진
내년 인사서 71~75년생 신임 임원 170명 넘을 듯
사진은 해당 기사와는 무관함 [매경 DB]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포스코 등 5개 기업이 지난해 연말과 올초 사이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신임 임원 10명 중 4명은 IMF 외환위기 시기에 대학을 졸업한 1971~1975년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신임 임원 10명중 6명정도가 1971~75년생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 인사에서도 이어져 이른바 IMF학번 세대들이 올 연말 이후 발탁 임원으로 다수 등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한국CXO연구소가 이들 5개 기업의 2021년 신임 및 퇴임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전체 임원 숫자는 2070명 내외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 이후 본격 진행한 2021년 인사에서 임원 반열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는 330명(15.9%)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1.5명 정도 수준이다. 이 중 남성이 312명(94.5%) 정도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임원 타이틀을 새로 받아든 여성은 5% 내외 수준에 그친 셈이다.

300명이 넘는 신임 임원들의 연령대를 보면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51세인 71년생이 42명으로 최다였다. 남학생의 경우 90년대 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한 경우가 많은 연령대다. 그 다음으로 72년생이 40명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이어 70년생(33명), 69년생(29명), 74년생(27명), 68년생(23명), 73년생(22명) 순으로 20명 넘게 임원에 등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학 졸업과 동시에 IMF외환위기를 맞이하며 IMF학번으로 불리던 세대 중에서도 71~75년생만 해도 150명이나 됐다. 비율로는 45.5%나 차지했다. 신규 임원 10명 중 4명 수준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 연말 발표될 인사에서도 이어져 71~75년생 초임 임원이 더 증가해 170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 '별 계급장(임원)'을 달게 될 임원 중 절반 이상을 IMF학번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2021년 인사에서 65~69년생 신임 임원 숫자는 94명으로 30%를 밑돌았다. 지난해 말 이후 인사에서 60년대 후반대 출생자 보다는 70년대 초반생을 더 많이 발탁했다는 방증이다.

이번 조사 대상 국내 주요 5개 기업의 발탁 임원 핵심 연령층도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기업 중 임원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였다. 올 상반기 기준 미등기임원 숫자만 1000명을 넘어섰다. 이중 1년차 미만 신임 임원은 150명 내외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서도 1972년생이 29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71년생(24명), 74년생(20명), 73년생(16명) 75년생(12명) 순으로 초임 임원으로 다수 발탁됐다. 삼성전자만 놓고 보면 이미 2021년 인사에서 신임 임원의 60% 이상을 IMF학번에 속하는 71~75년생들을 다수 등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와 LG전자도 올 연말 이후 발표될 인사에서 70~72년생을 전면에 배치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현대차와 포스코는 1960년 후반 출생자가 여전히 2022년 임원 인사에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현대차는 68~69년생을 임원으로 다수 발탁하면서도 70년대 초반생도 대거 임원으로 등용하려는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업종 특성과 발탁 임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올 연말 인사 등에서 65년~68년생이 임원으로 많이 진출할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의 경우 1970년대생 임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임 임원과 달리 조사 대상 주요 5개 기업에서 지난해 임원 자리를 내주고 회사를 떠난 이들도 300명이나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년도 별로 살펴보면 61년생이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4년생(35명), 65년생(32명), 62년생(31명), 63년생(25명), 66년생(22명) 순으로 20명 넘게 임원 옷을 벗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61~65년생만 해도 160명을 훌쩍 넘겼다. 퇴직 임원 중 절반 이상 차지한 비중이다. 이러한 흐름이 2022년 인사에도 이어질 경우 62~65년생에 속하는 임원들이 올 연말 등에 물러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이와 함께 70년대생 이후 출생한 젊은 임원도 40명 정도 임원에서 물러났다. 임원 반열에 일찍 올라섰지만 1~2년 내에 조기 퇴진하는 이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70~80년대생 젊은 오너가들이 임원으로 다수 진출하고 있는데다 재계도 60년대생에서 70년생으로 임원 중심축이 바뀌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올 연말 임원 인사에서 70년대 초반생 중에서 발탁 임원을 등용하려는 분위기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최근 직원들에게 갑질 등을 하며 성과를 올리려는 70~80년대생 젊은 꼰대 임원들도 늘어나고 있어 최종 임원 발탁 결정 때 그동안 이뤄놓은 성과 못지않게 동료 직원 간 레퍼런스(Reference) 평가도 좀 더 비중 있게 판단하는 기준점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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