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동규 "대장동 몸통이 잠적? 이재명 측근이라고?"

조준혁 기자 2021. 9. 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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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대장동 의혹' 키맨 지목받은 유동규, 첫 언론 인터뷰
"금융기관과 화천대유 간 역학관계는 금융사에 물어야"
"이제 공직자도 아닌 일반인, 언론 보도 행태 심각"

더불어민주당 경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 언론 접촉을 자제하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처음으로 인터뷰에 나섰다.

유 전 본부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진행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통해 “언론사들 보도 행태에 대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최근 이어지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람들이 날 만나는 걸 꺼리기 시작한다. 잠적한 게 아니고 사람들이 잠적시키고 있다”며 “결국 언론 보도가 잠적시킨 셈이다. 나의 삶을 언론이 어떻게 책임지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과 몇몇 언론들은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건의 핵심이자 몸통이라 주장 중이다. 민간 업체 수익 배당 방식을 설계한 당사자라는 이유에서다.

유 전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본질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대형 금융사가 왜 화천대유와 같이 입찰에 참여하게 됐는가 하는 부분이다. 그 부분만 살펴보면 된다”며 “가장 핵심이 화천대유라고 한다면 왜 금융사가 화천대유하고 그런 협약을 맺고 입찰에 참여했는지 보면 될 것이다. 수익 관련된 부분은 우리가 알 수 없다. 금융기관과 화천대유 간 역학관계는 금융사에 물어보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그걸 성남시에 물으면 해답이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디어오늘은 언론 보도 중심에 섰던 유동규씨가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판단해 되도록 유씨의 입장을 싣고, 후속 보도를 통해 유씨 주장을 검증할 계획이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준혁 기자

- 그동안 두문불출했다. 휴대전화 연락처를 바꾼 이유와 인터뷰에 나서게 된 배경을 말해달라.

“어느 날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대장동 개발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해서 설명을 해줬다. 설명한 내용은 사라지고 엉뚱한 기사가 나왔다. 언론에서 목적을 갖고 접근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팩트 아닌가. 내가 실무를 직접 하지 않았기에 실무를 직접 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전화를 켜두면 계속 나를 물고 늘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아예 전화번호도 바꿨다. 너무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꺼버렸었다. 잠적했다고도 하는데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가. 내가 말해봐야 변명밖에 안 되고 언론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확인해야 할 일도 체크 안 하더라. 나는 이미 공인도 아니다. 사인으로 돌아왔기에 내가 답변할 사안이 아니라 판단했다. 내가 언론에 변명하듯 말할 이유가 없다.”

-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들은 대장동 개발의 몸통으로 유 전 본부장을 지목하고 있다. 사장 권한 대행을 하며 민간 업체 수익 배당 방식을 설계했다는 논리다.

“이 사업을 두고 성남시가 1조5000억원 사업비를 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민간 자본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 구조였다. 성남시에서도 용역을 맡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도 용역을 맡아서 짜인 구조이지 누가 정한 게 아니다. 누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1공단 공원화가 포함된 사업이기에 누군가 조정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었다.”

- 사업 추진 당시 설계 방식을 놓고 도시개발공사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비판 목소리나 혹은 다른 제안을 보고 받은 적이 없다.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구두로 보고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문서로 보고했을 텐데 그런 문서를 본 적이 없다. 그런 좋은 제안이 있었다면 나도 그런 문서를 보고 싶다. 그룹웨어 상에 올라갔다는 말도 나왔다.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것은 아닐까 해서 성남도시개발공사 담당자에게 전화로 확인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도 2처도 그런 걸 만든 적 없다고 하더라. 이것은 내 기억과도 같은 것이다. 만일 있다면 문서를 제시해주면 좋겠다. 그 관계자가 어떠한 근거로 그런 말을 했는지, 10년 후 부동산 상황을 예측한 내용이 들어있는지 궁금하다. 이는 피땀 흘린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의 업적도 폄훼를 당하는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민간 업체 입찰 및 배당 특혜 의혹, 신설 특수목적법인(SPC) 화천대유에게 과도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

“배당 방식은 성남시가 직접 투자하기 어렵다는 전제가 있다면 민간과 SPC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이때는 우선주 배당 방식과 후정산 배당 방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리스크가 적은 우선주 배당 방식을 택했다. 당시 용역 결과에 따라 최대한 이득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가 5500억원이다. 후정산 배당 방식일 경우 결과론적으로 지금 같은 호황기가 됐다면, 우리가 5500억원을 벌려 했을 경우 SPC도 5500억원을 버는 상황이 왔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당시 누구도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예측할 수 없었다. 지금은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적으로 원자잿값이 많이 올랐다. 그다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일자리도 잃고 있다. 우리나라는 집도 부족한 상황에서 전 세계적 추세하고 맞물려 집값이 폭등한 거다. 당시와 다르게 지금은 안전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건 다 올랐고 대장동도 그렇게 집값이 오른 것이다. 우리가 처음에 설계할 때는 그 정도로 남을 거라 예상을 못 했다. 이 상황을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는가.”

- 2015년 3월26일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3개 컨소시엄에서 사업제안서를 받은 뒤 다음 날 우선협상대상자로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1조5000억원 규모의 개발사업 시행사 선정이 하루 만에 완료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주장한다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공모 과정도 있었기에 하루만이 아니다. 지표도 객관식으로 단순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점수가 바로 나온다. 이게 절대평가 영역에 대한 부분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이 가서 계산만 하면 되는 거다. 세 군데밖에 없고 또 금방 나올 수가 있었다. 그 계산이 잘못됐는지는 성남시에 확인해 보면 된다. 그리고 상대평가 영역과 관련해서는 개발사업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유 전 본부장은 개발사업본부장이 아닌 기획본부장이었다.) 아울러 위원은 내부 2명, 추첨을 통해 외부 3명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이는 당시 다른 공사들도 활용했던 방식이라고 들었다. 아울러 실무자와 용역을 통해 이렇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 은행·증권사만 참여한 다른 컨소시엄과 달리 유일하게 자산관리회사(AMC)인 화천대유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평가점수를 높게 받기 위한 ‘맞춤형 입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전형적인 언론의 ‘침소봉대’식 보도다. 입찰은 공고가 나가면 그 공고 내용대로 잘 준비해서 오면 되는 일이다. 그리고 1000점 만점에 20점 정도인 내용이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준혁 기자

- 위례 사례 경우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지분 5%를 투자해 50%의 배당 지분율을 갖게 돼 있다. 공사가 50%를 투자하고도 민간 업체보다 더 수익이 적었던 대장지구 사업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7년 위례신도시 SPC 청산이 완료될 때까지 약 200억원 배당금을 받았다. 반면 각각 14.9%씩 투자한 메리츠·IBK·유진증권·SK증권과 위례자산관리 측은 10%의 지분율만 가져가게 돼 있었다.

“간단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자본금은 당시 50억원이었다. 해당 연도에는 자본금 10% 한도 안에서만 한 SPC에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우리가 출자는 적게 하되 지분은 50%를 달라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대장동 개발 당시에는 어차피 돌려 받는 돈이었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 대장지구 내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 택지 경쟁률이 182대 1이었는데 화천대유가 이런 필지 5개를 수의계약으로 확보했다고 한다.

“입찰 당시 출자자 사용분 필지 5개를 공모서에 기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른 입찰자들은 필지 5개가 아니라 전체 필지를 출자자 사용분으로 하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금에 대한 내용은 없이 수천만원 수준 자본금만 부각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는가.

“부동산 경기가 악화했거나 경색되거나에 따라 어떻게 방향이 달라질지 모르는 사업이었다. 경제 원리상 동산이 유리할 때가 있고 부동산이 유리할 때가 있다. 어떤 사람이 고정금리를 내는데 변동금리에 투자하기도 하지 않는가. 우리는 안전하기 위해서 고정금리를 낸 상황이다. 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0원으로 5500억원대 이득을 본 것이다. 왜 칭찬은 안 하는지 모르겠다. 다른 사업자가 입찰을 따냈어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다. 사업이 망했으면 우리가 과다했다는 비판에 휩싸였을 것이다.”

- 머니투데이 출신 언론인 김만배씨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다. 김씨와 사전에 알고 지내왔는가. 화천대유 설립 과정을 두고 사전에 알고 있었던 내용이 있었는가.

“김씨와는 연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사이도 아니다. 기자로만 알고 있다.”

▲ 지난 16일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게이트 진상조사 TF’ 팀 의원들이 대장동 현장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김형동, 이헌승, 박수영, 송석준, 김은혜 의원. ⓒ민중의소리

-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등 정계와 법조계 인사들도 등장하고 있다.

“화천대유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안다면 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온 은행에 물어볼 일이다.”

-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라는 남모 변호사 이야기를 해보자. 2009년 대장동 개발권을 따게 하려고 정치권에 로비한 혐의로 2015년 구속기소 됐다가 풀려났다. 남 변호사는 배당금만 약 1000억원을 받아 갔다고 한다. 남 변호사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자주 드나들었다며 특수 관계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대장동 공영개발 초창기에 공영개발을 한다고 하자 주민들과 함께 민영 개발하라고 내 사무실에 한 번 찾아온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외에는 없다. 내 방에 오려면 비서를 거쳐야 한다. 자주 왔다 갔다 했으면 비서가 다 봤지 않겠는가. 이 사람과 통화 한 번 한적도 없다.”

- 이 지사와의 관계에 주목하는 언론도 있다. 처음 인연을 맺고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오르게 된 경위를 설명해달라.

“2010년 지방선거 직전 내가 1기 신도시 연합회장이었는데 그 때 인연이 됐다.”

-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오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성과가 있었기에 지원을 하고 절차를 거쳐 임명됐다. 대장동 개발해서 경기관광공사에 간 것처럼 보도가 되고 있다. 사실과 다른 보도다. 지원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시절 총 11개 주요 성과를 기재하기도 했다. 2017년에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가’ 등급 선정이 대표적이다.”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게이트 진상조사 TF’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노컷뉴스

- 경기관광공사 사장에서 사퇴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그만둔 뒤 온갖 이야기가 나돌더라. 그만둔 이유는 개인적인 건강 문제와 집안 우환이 겹쳐서다. 나 자신에 대한 슬럼프도 와 있었다. 특히 경기관광공사에서 주력했던 프로젝트 예산을 따내지 못했다. 그게 지난해 12월 초다. 그때 사퇴를 결심했다.”

- 이 지사 캠프에 합류했었는지 궁금하다.

“캠프 주변 폐쇄회로(CC)TV나 내 통화기록을 찾아보면 이재명 캠프 근처 어디에도 잡히지 않을 것이다. 가본 적도 없다. 그렇게 사퇴하고 캠프를 갈 수 있었겠는가. 캠프에서 부르지도 않더라. 언론에서 측근을 만들어줬다. 예산도 못 따는 측근이 어디 있나 모르겠다.”

- 마지막으로 현재 쏟아지는 언론 보도에 대해 어떠한 심경인가.

“나는 이제 공직자도 아니다. 입찰 관련 문제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공식 입장을 팩트대로 내놓으면 되는 것이다. 왜 안 내놓는지 모르겠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어떠한 일을 했는지, 감사원이든 어디든 잘못된 부분이 있었는지 파악해보면 알 일이다. 이미 검찰과 경찰에서 수사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AMC 및 화천대유 관련된 것은 컨소시엄을 해서 들어온 은행에 왜 그렇게 구성해 왔냐고 물어볼 일이다. 구성해 온 당사자는 따로 있다. 그 당시 거대은행 때문에 입찰에 성공한 거다. 나는 이제 일반 시민이다. 언론이 내 실명을 공개하고 악마로 만들어놨다. 내부 관계자가 증언했다고 하면 귀담아들을 일이다. 그렇지만 진위는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당시에 어떠한 문서를 올렸는지, 기록은 있는지 말이다. 나는 그런 보고를 본 적이 없다. 나는 기획본부 소속이고 개발본부에서의 일은 개발본부에서 올라가는 일이다. 왜 기획본부로 올라왔다는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실무자들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나는 경기관광공사를 나온 순간부터 공직자도 무엇도 아니다. 일반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언론에 책임을 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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