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아파트 놀이터 오면 도둑" 아이들 경찰에 신고한 주민회장

임주형 2021. 11. 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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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이 단지 내 놀이터에서 놀던 어린이들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불거졌다.

청원인에 따르면, 이 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 회장은 다른 지역에서 온 아이들을 골라 관리실에 잡아둔 뒤, 경찰에 놀이터 기물 파손 혐의로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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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주인이 회장 건가" 부모 측 분통
인천 한 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 회장이 다른 지역에서 온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인천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이 단지 내 놀이터에서 놀던 어린이들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이들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아파트 회장에게 잡혀갔어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너무 황당해서 청원을 올린다. 얼마 전 아이들이 인천 영종도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입주민 회장한테 붙잡혀 가는 일이 있었다"며 "평소 오후 6시30분에 귀가해야 하는 아이가 두 차례 전화에도 연락 두절 상태여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7시9분께 경찰한테 연락이 오더라. 우리 아이가 기물파손 죄로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히 달려가 보니 우리 아이 포함 총 5명의 초등학생들을 관리실에 잡아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며 "5명의 아이들은 연락받고 도착한 부모를 볼 때마다 닭똥같은 굵은 눈물을 흘렸다. 처음 본 아이들이지만 저는 우리 아이 포함 5명의 아이들을 진정시켜주고 경찰에게 출동 사유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에 따르면, 이 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 회장은 다른 지역에서 온 아이들을 골라 관리실에 잡아둔 뒤, 경찰에 놀이터 기물 파손 혐의로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자필로 쓴 글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청원인은 "폐쇄회로(CC)TV를 봐도 아이들이 기물파손한 정황은 없었다"라며 "입주민 회장 개인의 의견으로, 타 지역 어린이들은 우리 아파트에서 놀 수 없다는 게 그 분의 논리"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이들을 놀이터에서 잡아가는 과정에서 욕을 하고 심지어 핸드폰, 가방, 자전거 등을 전부 놀이터에 두고 따라 오라고 해서 아이와 연락이 안 된 것이었다"라며 "담당 형사도 아동 학대, 감금, 언어폭력 등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지만 힘들 것 같다고 본인도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한다. 법적으로 처벌 할 수 없다는 게 맞는 것인지 제발 도와 달라"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타 단지 아파트 놀이터에서 재미있게 논 아이들이 뭔 죄가 있는지 아직까지 우리 아이에게 설명을 못 해주고 있다"라며 "과연 놀이터 주인은 누구일까? 아이들일까 입주민 회장일까"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당시 이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직접 적은 글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글을 보면, "쥐탈놀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어디 사냐며 물어봤다", "XX 산다고 했더니 XX 사는데 남의 놀이터 오면 도둑인 거 모르냐고 했다" 등 내용이 적혀 있다.

또 "가기 싫다고 모두 외쳤는데 할아버지가 (욕설을 하면서) 커서 아주 큰 도둑이 될 거라고 했다", "어머님이랑 형이 오자 자식 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했다" 등 내용도 있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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