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원전' 소형 모듈 원자로, 탄소중립 열쇠될까

이한듬 기자 입력 2021. 7. 1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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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원전산업 미래는①] 에너지시장 게임체인저 급부상.. 안전성·경제성 논란도

[편집자주]세계 주요국이 SMR(소형 모듈 원자로)을 주목하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저렴하고 안전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차세대 에너지 생산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을 하지 않는 대신 수출로 방향을 전환한 국내 원전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를 줄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은 3.5세대를 넘어 4세대 원전 개발까지 주도하는 상황이다. SMR의 특징과 국가별 개발 정책 현황을 짚어보고 한국 원전산업이 가야 할 길을 분석해본다.

지난달 6월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탈핵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크기만 작아진 핵발전소 소형모듈원자로 SMR 개발 중단하라'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제대로 된 탈핵 정책을 펼칠 것을 촉구했다. / 사진=뉴스1 DB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에너지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정부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전략 달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SMR이 대안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SMR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고 대형 원전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생산방식으로 꼽힌다. 하지만 안전성·경제성 논란도 만만치 않아 SMR 확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SMR 주목받는 이유는


SMR은 발전규모 300㎿(메가와트·발전용량 단위) 이하인 원자로를 말한다. 기존 대형 원전은 경우 증기 발생기·냉각재 펌프·가압기 등 주요 기기가 배관으로 연결된 구조다. 사고가 발생하면 이 연결 부위에서 방사능이 유출될 위험이 높다. 반면 SMR은 일체형이기 때문에 방사능 유출 위험이 현저히 줄어든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SMR의 안전성 기준은 10억년에 1회 노심 손상으로 대형 원전 노심 손상 확률 기준(10만년에 1회)과 비교해 무려 1만배나 높다. 사고가 발생해도 대형 원전의 방사선 비상 계획 구역은 반경 16㎞ 안팎인 반면 SMR은 300m에 불과하다.

설치비용이나 공사기간도 대형 원전에 비해 적다. 1000~1400㎿급 대형 원전은 5조~10조원이 들고 공기가 4~5년 걸리는 반면 100~170㎿ 규모 SMR은 설치비용 1조~3조원이며 공기도 2년으로 줄어든다.

주목받는 이유는 이 같은 장점들과 함께 탄소배출도 거의 없어 기후변화 대책에 적합한 에너지 생산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2050년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해 태양광·풍력 발전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은 자연조건에 의존하기 때문에 발전출력 예측이 어렵고 실시간 출력 변동성이 커 전력계통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최근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어 상당 기간 수소·원자력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에너지 혼용 정책이 불가피하다”며 SMR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세계적으로 소형 원전 개발은 미국·러시아·중국·아르헨티나 등이 주도하고 있고 2030년쯤부터 본격 상용화가 예상된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엔 SMR 시장 규모가 390조∼6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안정성·경제성? 실체 없다” 반론도


한국도 1997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2년 표준설계인증을 획득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주도로 2030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 170㎿급 혁신형 SMR(i-SMR)을 상용화해 수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9월 i-SMR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강한옥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에너지전환정책으로 국내 원자력 관련 산업체는 원전 건설을 국내 건설에서 해외 수출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형 원전 수출과 동시에 소형 원전 시장에도 진출해 국내 원자력 관련 사업 생태계 유지뿐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SMR도 방사성 핵폐기물 처리 문제가 그대로 남아있어 안전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SMR은 소규모로 건설돼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을 확보하기가 그만큼 어렵고 많은 지역에 분산 설치될 경우 폐기물을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분산 설치된 원자로에서 기 밀유출이나 테러 등 안보 문제 발생 가능성도 있다.

소형 모듈화에 따른 기기 교체폐기물이 보다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SMR은 일체형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기 전체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지확보도 과제다. 지역 내 SMR 설치에 주민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서다.

경제성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한국뿐 아니라 주요 국가가 그동안 SMR이 아닌 대형 원전을 건설한 것은 발전규모가 1000㎿ 이상은 돼야 제대로 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연유로 SMR은 경제성을 따질 필요가 없는 군사용 핵잠수함 등 방산분야에만 사용돼왔다”고 지적했다.

SMR 확대를 주장하는 진영이 대부분 원전 연관 산업 종사자란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이 대표는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려면 다양한 진영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정부가 조언을 얻는 전문가는 탈원전을 반대하는 핵공학자들이 대부분이라 인적 다양성이 매우 취약하다”며 “원전 기득권 세력이 탈원전을 무력화하고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얻기 위해 검증도 안 된 장점만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SMR 확대 의견은 결국은 신한울 등 대형 원전 가동 주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원전은 줄이는 게 맞다. 탈원전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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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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