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너무 컸네, 밟아버려"..시진핑 명령 1년 만에, 반토막 난 中빅테크
"중국 금융당국은 담보를 들고가야 돈을 빌려주는 '전당포 영업'에 머물러 있다. 혁신을 모르는 꼰대들은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회장은 미처 몰랐다. 지난해 10월 상하이금융포럼에서 속 시원하게 쏟아낸 독설이 무시무시한 부메랑이 돼 돌아올 줄 말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인인 왕치산 국가부주석, 이강 인민은행장 등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자리에서 거침없는 발언을 한 마윈의 '괘씸죄'는 중국 당국의 정보기술(IT) 전방위 규제를 부른 계기가 됐다. 시 주석의 '공동부유' 기치를 앞세운 중국 당국의 IT 공룡 길들이기는 1년째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3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0년 11월 3일~2021년 11월 2일) 미국 뉴욕과 홍콩 등 증시에서 중국 기술주의 시가총액이 1조5000억달러(약 1780조원) 급감했다. 이는 코스피 상위 100개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2일 기준 1779조원)와 맞먹는 금액이다. 한국으로 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네이버 등 주식시장 시총 상위 100개 기업이 감쪽같이 사라진 셈이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대표 기술주를 추종하는 항셍테크는 5일 현재 6276.52로 앞서 최고점을 찍었던 올 2월 18일(1만1001.78)보다 42.9% 하락했다. 추종 종목들의 동반 약세로 지난 7월부터 수개월째 빡빡한 거래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당국의 IT 규제가 시작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국 인터넷 공룡들'의 가치가 반토막 났으며, 항셍지수의 손실로 약세에 베팅한 옵션의 수익률이 급등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개별 종목들도 52주 최고가 대비 40~50% 낮은 값 거래되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5일 알리바바 주가는 159.9홍콩달러로 지난해 11월 3일 299.8홍콩달러 대비 46.7% 떨어졌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 역시 올 2월 775.5홍콩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40% 이상 추락해 이달 5일 기준 467.4홍콩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알리바바 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징둥·핀둬둬, 검색 플랫폼 바이두, 음식 배달플랫폼 메이투안,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콰이서우 등 10개 인터넷 플랫폼 기업도 지난 4월말 인민은행에 소환돼 금융 당국의 조치를 모두 수용하고 시정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5월에는 텐센트에 금융사업 부문을 지주사로 편입하고 앱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불법수집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중국 당국의 규제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의 해석도 제각각이다. 싱가포르 소재 글로벌 투자자문사인 유나이티드 퍼스트 파트너스의 저스틴 탕 아시아리서치 팀장은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인다"며 긍정 전망을 내놨다. 반면 헤지펀드인 파운데이션에셋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량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의 규제 리스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봤다.
미국 대형 투자사인 해리스어소시에이츠는 중국 기술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 주식 비중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5%에서 8%로 늘렸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빕숍 등을 주로 담았다. 이 투자사를 이끄는 데이비드 헤로는 "최근 중국 당국 규제로 알리바바·텐센트 등 대표 종목의 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떨어졌다"며 "시장에서 판단하는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미국 반티지포인트자산운용도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IT 기업을 적극 매수하라는 투자 조언을 내놨다. 니콜라스 페레스 반티지포인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 기술주 시가총액 상당수가 증발했는데 지금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공포는 투자 비중을 늘리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JP모건 퍼시픽 테크놀로지 펀드도 중국 대형 기술주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파운데이션에셋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량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들 종목 주가가 많이 떨어져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매력이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규제 때문에 성장세가 둔화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스트래티직비전인베스트먼트의 켄 쉬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술 기업의 수명 주기를 대입해봐도 과거와 같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2차 전지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 종목 잠재율이 40~60%라면 중국 IT주는 10~30%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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