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한 길 핸들링·차체 안정성 좋아..소음·진동 완벽차단 벤츠 이름값 '톡톡'

입력 2021. 10. 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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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EQA 250'

전기차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기존의 내연기관 시대를 지배하던 럭셔리 브랜드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적 차별성을 보여주지 않는 한 기존의 이름값에 의존하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QA 250은 이같은 시대적 도전에 대해 벤츠가 내놓은 대답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QA 250은 소형 SUV GLA를 기반으로 한 벤츠의 보급형 전기차다. 사실 보급형이라는 호칭은 벤츠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기차의 관점에서 EQA는 보급형 모델의 덕성을 완벽히 갖췄다. 우선 가격이 5990만원으로 벤츠 브랜드의 차량 치고는 저렴하다.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상한선인 6000만원을 밑돈다. 지역에 따라 실구매가 4000만원 후반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서울시에서 구매하더라도 국고보조금 618만원, 서울시 보조금 154만원을 받아 5000만원 후반대에 구입 가능하다. 같은 급의 벤츠 내연기관 SUV 가격이다. 공영주차비 할인 등 전기차의 특별한 혜택은 덤인 셈이다.

전기차로서의 기본기는 탄탄한 편이다. 66.5㎾h의 리튬 이온 배터리팩이 차체 바닥면에 깔려 있다. 완충하면 제원상 306㎞를 갈 수 있다. 300㎞ 초반대 주행거리라면 다소 짧은 듯 느껴지지만 이는 인증된 주행거리일 뿐 실제 주행해본 결과 390㎞ 이상을 주행할 수 있었다.

배터리 사용량과 에너지 흐름, 충전 옵션이나 전력 소비량 등을 와이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스크린의 EQ 메뉴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함도 갖췄다.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30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특히 충전구의 단자 커버가 버튼으로 오픈되는 것이 고급스러웠다.

소비자들이 최신 전기차에 요구하는 다이나믹한 주행성능도 갖췄다. 모터 최대 출력은 190마력, 토크는 38.2㎏·m로 준수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8.9초가 걸리는 만큼 1965㎏의 차체를 시내에서 답답하지 않게 밀어주는 데에는 충분하다. 전기차 특유의 저속 토크감으로 시원한 주행도 가능하다.

와인딩 코스에서 확인한 핸들링과 차체 안정성도 수준급이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있으니 무게중심이 낮은 덕분이다.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회생 제동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왼쪽 패들을 당기면 회생제동이 강해지고, 오른쪽 패들을 당기면 약해지는 형태다.

소음과 진동 방지 대책은 벤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전기차가 엔진 소음이 없다는 이유로 흡음재 등을 적게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타이어 노면소음이나 풍절음이 더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EQA는 GLA에 적용된 인테리어와 소재가 그대로 쓰였기 때문에 엔진 소음은 물론, 외부로부터의 소음과 진동을 거의 완벽하게 억제한다.

승차감 또한 안락한 편이다. 시트의 가죽이 고급스러워 만족스럽다. 4:2:4로 분할돼 폴딩되는 2열 시트는 최근 동급 차량에서는 보기힘든 구성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부분은 실내외 디자인이다. 전면부는 GLA와 유사하지만 보다 미래지향적인 느낌으로 다듬었다. 전기차로서 크게 필요하지 않은 전면 라디에이터그릴은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로 막았다. 벤츠의 삼각별 엠블럼과 두줄의 크롬 장식으로 단조로움을 줄였다.

헤드램프는 LED를 한줄로 길게 늘여 주간주행등(DRL) 역할을 하게 했다. 램프 내부에는 푸른색 테두리를 넣어 전기차의 특징을 표현했다. AMG 패키지 플러스가 적용된 시승차량은 범퍼와 흡기구 디자인을 보다 과감하게 다듬었다. 측면에는 펜더 상단에 EQA를 상징하는 가니쉬라 자리한다. 18인치 알로이 휠은 림 가장자리를 막아 공력성능을 높였다.

후면부는 전면과 마찬가지로 테일램프를 좌우로 길게 이어 GLA와 차별화했다. 외장 디자인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부분이다.

실내는 10.25인치 모니터 2개가 하나로 묶인 와이드 스크린 디스플레이와 터빈을 닮은 원형송풍구, 도어트림의 좌석 제어 버튼 등 기존 벤츠 차량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는 스티어링 휠의 조작 버튼을 통해 대부분 주요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단점도 있다. 뒷좌석의 경우 앞뒤 레그룸은 넉넉한 편이지만 바닥과 시트 좌판 사이의 높이가 낮아 다리가 많이 뜨는 편이다. 바닥에 배터리팩을 위치시킨 탓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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