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불출마..'멘붕' 김무성-정진석·나경원 '어떡하나'

구경민 기자 입력 2017. 2. 2. 15:51 수정 2017. 2. 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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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멘탈붕괴)에 상당히 술을 마시더라." 김성태 바른정당 의원은 2일 같은당 김무성(전 새누리당 대표) 고문과 가진 전날 저녁 술자리를 털어놨다.

비박계(비박근혜계)인 나 의원이 바른정당 합류를 거부하고 반 전 총장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낸 만큼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사이에서 곤란한 위치에 처했다는 평가다.

당내 충청권 출신 의원들을 이끌고 탈당할 계획까지 세웠던 정 전 원내대표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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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여당 충청 의원들 잔류.. '양다리' 오세훈 위기 탈출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the300]여당 충청 의원들 잔류… '양다리' 오세훈 위기 탈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7.1.23/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멘붕(멘탈붕괴)에 상당히 술을 마시더라." 김성태 바른정당 의원은 2일 같은당 김무성(전 새누리당 대표) 고문과 가진 전날 저녁 술자리를 털어놨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따른 충격이 매우 컸다는 얘기도 거듭 했다.

김 고문은 '최순실 사태'가 터진 직후인 11월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35년의 정치인생의 마지막 꿈을 내려놨다. 보수 개혁을 위한 백의종군이 명분이었다. 여기엔 반 전 총장의 대선을 돕기 위한 결심도 있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고문은 이전 정권과 선을 긋고 반 전 총장을 영입해 보수정권을 재창출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에 가세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지난달 29일과 31일에도 김 고문은 반 전 총장과 이틀 간격으로 회동하며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 반 전 총장도 결국 김 고문에게 미안함의 뜻을 전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김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사전에 불출마 결정을 상의하지 못한 데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 "죄송하게 됐다"는 미안한 마음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내에서는 김 고문의 재등판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불교방송라디오에 출연해 "(김무성 의원의 재등판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법으로 안 된다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가장 치명타를 입은 사람이 김 고문인 것은 분명하다. 자신의 불출마 선언, 보수 진영 전략 수립 등이 모두 헝클어졌기 때문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6.7.5/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도 "당까지 박차고 나간 김무성 대표가 제일 안 됐다"고 했다. 나 의원이 받는 충격도 김 고문 못지않다. 나 의원을 향한 여권내 시선도 곱지 않다. 반 전 총장을 돕겠다며 바른정당의 합류마저 거부한 '배신자' 이미지 때문이다. 비박계(비박근혜계)인 나 의원이 바른정당 합류를 거부하고 반 전 총장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낸 만큼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사이에서 곤란한 위치에 처했다는 평가다.

나 의원은 지난달 12일 반 전 총장이 귀국한 날 서울 동작구 자택 복귀 환영식에 참석한 뒤 꾸준히 반 전 총장을 지원해왔다. '반기문 대망론'에 힘쓰던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걱정하게 됐다. 당내 충청권 출신 의원들을 이끌고 탈당할 계획까지 세웠던 정 전 원내대표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배경에 충청권 의원들의 미온적 지원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전 원내대표과 함께 반 전 총장을 지지하기로 했던 성일종·이명수·박덕흠·이종배·경대수·박찬우·권석창 의원 등도 표정관리가 안 되고 있다.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17.2.2/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다리’ 행보를 해온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그나마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반 전 총장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오 최고위원은 바른정당 최고위원직을 동시에 맡으며 거취를 고민해왔다. 겸직을 반대하고 입장을 정리하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당과 반 전 총장 사이 '가교' 역할을 자임하며 입당을 추진해왔다. 당초 2일 반기문 캠프에 합류할 계획이었던 오 최고위원은 전날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정치낭인’이 될 위기를 넘겼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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