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DJ·노무현 때 등록금 113% 올라? 일부만 사실
두 대통령 10년간 사립대 69% 인상
노태우·YS 때는 더 많은 118% 올려
이어 “예전 정권 때 올려놨으니 지금 집권해 옛날 (수준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해야지, 왜 낮추겠다고 ‘선심 공약’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요컨대 등록금 폭등의 원인을 제공한 정당의 대선후보가 등록금 경감을 내세우는 건 모순된다는 지적이었다. 문 후보가 “과중하니까 낮추자는 것”이라고 맞서자 홍 후보는 “이명박 정부 때는 3%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문 후보가 (대통령) 비서실장 할 때는 많이 올랐다”며 재차 비판했다.
홍 후보는 TV토론에서 국립대와 사립대를 구분하지 않았다. 대학 등록금 자율화는 두 차례로 나뉘어 이뤄졌는데 홍 후보가 언급한 김대중 정부 시기의 자율화는 국립대에 해당한다. 2002년 정부는 국립대가 스스로 수업료와 입학금을 정하도록 했다.
이에 비해 사립대의 등록금 자율화는 훨씬 전인 노태우 정부 시절(1989년) 이뤄졌다. 88년 9월 당시 문교부는 ‘대학 등록금 자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립대는 입학금·수업료·기성회비 모두를, 국립대는 기성회비만을 학교가 자율 책정하는 내용이다. 장관이 정한 한도 내에서 책정 가능했던 기존 ‘등록금 상한제(69년 도입)’를 이때 폐지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등록금이 크게 오른 건 사실이다. 하지만 113%란 수치는 맞지 않다. 교육부·통계청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 첫해(98년) 1인당 연간 407만8000원이던 사립대 등록금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689만3000원으로 올랐다. 10년간 69% 인상됐다. 등록금 자율화가 진행된 국립대에선 같은 기간에 98.6%(190만1000원→377만5000원) 인상됐다.
역대 정부의 사립대 등록금 인상률(취임 첫해부터 5년간)을 비교하면 김영삼(YS·59.8%)·노태우(58.0%)·노무현(26.4%)·김대중(25.3%) 정부 순으로 높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금 자율화 직후인 90년대 초반 서울 소재 사립대들의 등록금이 한 해 20% 안팎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에선 등록금 인상이 억제됐다”는 홍 후보의 발언은 사실이다. 해마다 치솟는 등록금이 문제가 되자 2010년 이명박 정부는 등록금의 인상 폭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 1.5배 이내로 못 박았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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