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고 쇄신한다던 새누리..태극기 들고 "박근혜 사수"

김지환 기자 2017. 2. 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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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이인제·김문수 등 대선주자들 ‘극우단체 집회’ 첫 참석
ㆍ친박 본색·보수 결집…조기 대선 땐 진영 대결 ‘노림수’

새누리당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이후 환골탈태를 외쳤지만 쇄신은커녕 점차 ‘구태 보수’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내 대선주자들까지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보수층 결집을 노골화하는가 하면 청와대가 특검의 압수수색을 거부할 때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당 정강정책에서 ‘국민행복’ ‘창조’ 등과 같은 박근혜 대통령 연상 단어 삭제를 검토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조기 대선 을 앞두고 ‘무늬만 쇄신’이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당 대선주자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극우단체 주최 집회에 참석했다. 김진태·윤상현·전희경·조원진 등 현역 의원뿐 아니라 대선주자들까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서경석 목사 요청으로 연설을 한 김 비대위원은 5일 페이스북에 “태극기를 들고 명동과 남대문을 한 바퀴 돌아오는데 남녀노소 모든 분들의 우국충정이 너무 진지하셔서 눈물이 났다”고 썼다. 이 전 최고위원은 트위터에 “애국, 보수민심은 큰 충격을 받고 침묵하다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며 “이 무서운 흐름이 새누리당을 재건하고 흔들리는 나라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최근 “촛불집회가 약간 변질됐다”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발언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촛불이 지금 어떤 다른 세력에 의해 작동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진 분도 많이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이런 기류는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 국면의 진영 대결을 유도하려는 방편으로 풀이된다.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켜 대선을 이념전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성찰 없이 달라졌다는 식으로 여론전을 펴고 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보수의 대안’으로 부각하며 “당원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볼 때 새누리당하고 거의 같이 보지 않겠나.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용서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3일 청와대가 특검 압수수색을 거부했을 때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다 사실상 폐기된 노동관계법 통과를 호소했다.

현재 새누리당의 새 당명 후보는 ‘보수의 힘’ ‘국민제일당’ ‘행복한국당’ 등 3개로 압축됐다.

조경태 인재영입위원장은 “당명에 보수를 넣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여론조사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보수를 명시하자는 의견이 많은 것은 전통적 보수층에 대한 구애전략과 맞닿아 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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