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신여대, '제자 성폭행' 혐의로 고발된 사학과 교수 파면

홍상지 2018. 5. 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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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학생들이 제자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학과 임모 교수의 파면과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신여대가 제자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사학과 교수를 파면하기로 했다. 성신여대 이사회 산하 교원징계위원회는 30일자로 사학과 임모 교수를 파면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임 교수는 현재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대학이 먼저 교수를 파면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교내 교원인사위원회에서 총장에게 임 교수에 대한 중징계 요청을 했고, 이를 총장이 받아들여 이사회에 재청한 결과다.

앞서 성신여대 사학과 학생대책위원회와 학교 측에 따르면 임 교수는 사학과 내에서 자신이 담당하던 학회 소속 제자를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학교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해당 학과를 통해 학교 성 윤리위원회에 제보가 들어왔는데 조사를 하다 보니 사안이 심각해 지난달 2일 학교가 직접 서울북부지검에 고발장을 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학교 측에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임모 교수 연구실 주위에 학생들이 붙인 항의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있다. 홍상지 기자

학생대책위는 이 일을 공론화해 지난달 30일 학교 정문 앞에서 임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집회에서 피해 학생 A씨는 입장문을 통해 "가해 교수는 내게 '학생들이 여자로 보인다. 망가뜨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사람이 스승이라고 존경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가해 교수가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이런 일을 다시는 저지르지 못하도록 파면되는 것, 법적으로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후 임 교수가 제자를 상대로 가학행위까지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씨는 지난달 JTBC를 통해 "(임 교수가) 뺨을 얼굴이 돌아갈 때까지 세게 여러 차례 때리고, 기절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까지 목을 졸랐다"고 폭로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다른 학생들의 피해 제보도 받았는데 성희롱이 수십 건 이상 접수됐다. 주로 학생들에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물어보고 '네가 흥미롭다''데이트를 하자'며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왔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성북경찰서는 임 교수의 성폭행 혐의를 계속 조사 중이다.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피고소인 조사를 마쳤는데 살펴봐야 할 내용들이 아직 남아있어 검찰에 송치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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