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맨 앞에 80대·여성.. 대부분은 원정 외부인

성주/권광순 기자 2018. 4. 13.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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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개점휴업 1년]
조직적 시위 벌어질 것 뻔한데
국방부, 진입 시간 사전에 통보
“사드 공사 저지, 우리가 이겼다”자축 - 사드 반대 단체 소속 회원들이 12일 경북 김천역 앞에서 제600회‘사드 반대 김천시민 촛불집회’를 열고 이날 사드 기지 공사용 자재 반입을 저지한 것을 자축하는 율동을 하고 있다. /‘사드 원천 무효 공동상황실’텔레그램 채널

12일 오전 4시쯤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 기지 입구에서 1㎞가량 떨어진 진밭교(橋)에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기지로 들어가는 건설 자재와 차량 등을 막기 위한 시위대였다. 시위대 150여 명은 진밭교 왕복 2차로를 막아섰다. 알루미늄 봉으로 엮어 만든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 공간에 한 명씩 들어가 녹색 그물망을 쓰고 경찰 진압에 대비했다. 80대 노인과 여성이 맨 앞줄에 배치됐다. 한 경찰 간부는 "시위 참여자 중 지역 주민은 20~ 30명이고, 나머지는 외부인들"이라고 말했다. 한 50대 여성은 "서울에서 출발해 어제 오후 11시에 도착했다"며 "서울 원정대가 50명 정도"라고 했다.

이처럼 조직적인 시위가 벌어진 건 국방부가 지난 11일 건설 자재 반입 사실을 사드 반대 단체 측에 사전 통보했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역 주민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공사를 강행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미리 알렸다"고 했다.

경찰은 오전 5시부터 약 4000명을 투입해 시위대와 대치했다. 경찰은 오전 10시 32분부터 낮 12시까지 진압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다치자 경찰은 해산 작업을 멈추고 주변에 서서 시위대를 바라만 봤다. 오후 2시 국방부와 시위대 간 협상이 완료됐다는 소식이 대치 중인 시위대와 경찰에 전해졌다. 국방부는 모래를 싣고 대기 중이던 덤프트럭 8대를 반입하지 않겠다고 시위대에 약속했다. 다만 작년 11월 기지 안으로 들어갔던 포클레인, 지게차, 불도저 등 중장비가 관리가 안 돼 녹슬고 있다면서 이를 빼내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대 단체가 이를 받아들이고 농성을 풀었다. 경찰 4000명은 순식간에 철수했고, 시위대는 "우리가 이겼습니다"고 외쳤다.

국방부는 이날 시위대와 협상한 이유에 대해 "농성 중인 시위대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작년 9월과 11월 사드 장비와 건설 장비 등을 기지 내로 들여올 때 경찰은 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적이 있다. 국방부는 16일 사드 반대 단체와 공사 관련 재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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